대형 유통점에 맞선 소매점 미래전략

2006-02-06 박경희·김정명 기자 pkh@fi.co.kr/kjm@fi.co.kr

백화점, 전문점, 할인점, 아웃렛 등 대형 유통이 가두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25개가 안 되던 대형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 점포 수는 이제 40개를 넘어섰다. 인구 30만 이하 도시에는 점포를 열지 않겠다던 이마트도 개설 기준이 15만 명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체 할인점 수가 벌써 200개를 넘어섰는데도 개점 행진은 여전히 계속될 것 같다. 상반기 11개 점포를 오픈한데 이어 연말까지 21개 점포가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패션 전문점과 아웃렛 타운도 난개발 우려까지 낳으며 이미 도시의 외곽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다.
이들은 대도시 상권이든, 중소도시 상권이든 가리지 않고 세를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가두상권 의류 매장의 설 자리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가두상권 소매유통에 일대 위기가 닥친 것이다. 그러나 소매 상권의 베스트 리테일러들은 자신만의 전략으로 대형 유통의 거센 위협 속에도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을 통해 소매상권의 미래를 찾아봤다.


고객관리

#1. 차별화된 서비스로 감동을 준다
「조이너스」 경기 성남점과 안산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치용 사장은 ‘무한 애프터서비스’로 꾸준히 단골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바지 한 벌 구입해 서너 번씩 수선을 맡기더라도 모두 무상으로 처리해 준다. 고객 부주의로 찢어진 옷부터 사소하게는 단추가 떨어진 옷을 가져와 수선을 요구해도 마찬가지다. 오 사장은 “요즘은 주부들이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단추 하나 다는 것도 귀찮아한다. 세탁소에 가져가면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드는데다 옷을 잘 아는 곳에 맡기면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단골들은 몇 번이고 가져온다”고 말한다.
「엔진」 광주 충장로점에 들어서면 판매사원이 반갑게 맞으며 시원한 냉녹차를 내온다. 사소한 차 한 잔이지만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생기는 갈증을 해결하는 고객은 이 브랜드에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백화점이나 직영매장에서 받아주지 않는 교환이나 반품 문제도 가두매장에서는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보호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고객 만족을 위해 매장에서 직접 부담을 해서라도 교환·반품을 받아주는 것이다.
「엠엘비」 대구 동성로에서는 20만원이 넘는 오리털 점퍼에 담뱃불을 떨어뜨려 구멍을 낸 경우라도 환불해 준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부담을 주는 판매사원은 옐로카드다.
김광연 사장은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웃는 얼굴로 환불해 준다. 중요한 것은 매장에서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당신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린다. 그러면 얼굴을 붉히던 고객들도 미안해하면서 다음에 다시 찾게 된다”고 말한다.

#2. 매장, 판매사원의 마니아를 만들어라
대전 은행동에서 「애스크」를 비롯한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웅 사장과 판매사원 23명은 매달 25일 고정 고객 관리현황 발표회를 한다.
한 달 동안 제품을 구매한 고객과, 기존의 고정 고객들을 어떻게 관리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베이스가 3만여 명에 달할 정도. 웬만한 브랜드의 CRM시스템이 부럽지 않다.
신 사장은 직원들에게 “여러분들(판매사원)이 매장을 떠났을 때 손님이 따라갈 정도로 완벽하게 고객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도시 중심상권은 주로 10대 후반의 소비자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친밀함과 자유로움, 재미가 쇼핑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엑스알」 목포점 남종우 사장은 매장 창고에 라면을 수십 박스씩 쌓아놓고 오가는 학생들에게 대접했다. 학생들은 라면을 손수 끓여주는 남 사장과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레 인생상담으로까지 이어졌다.
남 사장은 “가두상권에서 의류판매를 하는 데 있어서는 고객을 브랜드 마니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매장, 판매사원의 마니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들과 친밀한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3.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라
「케이투」 인천점 박상온 점장은 일주일에 2∼3일은 새벽 등산로를 찾는다. 주말에는 여러 산악동호회를 방문해 친목을 다진다. 산을 자주 찾는 것은 물론이다. 그것도 빈손이 아니고 시원한 음료와 다양한 정보들로 무장한다. 그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만큼 서로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비즈니스에 앞서 인간적인 교류를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플리트러너」 일산점 신용집 사장은 매일 고객과 함께 일산 호수공원을 달린다. 신 사장은 오랫동안 쌓아온 마라톤에 관한 지식을 호수공원을 달리면서 고객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는 러너들의 발 상태를 진단해 주거나 러닝 자세를 교정해 주기도 하며 신발에 대한 상담을 곁들인다. 신 사장은 “상품을 팔기 위해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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