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L’, 브랜드·소비자 반응 썰렁
2007-01-30엄수민 기자 thumbs@fashioninsight.com
브랜드 참가율 20% - 「미샤」외 상품 반응 없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잘 팔리는 인기상품을 ‘ONLY-L’로 선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 이 말은 곧 롯데 입장에서도 ‘ONLY-L’이라는 허울좋은 이름만 내걸고 ‘속 빈 강정’같은 내실 없는 장사를 하게된 셈이란 얘기다.

롯데 백화점이 지난 2월부터 자사 점포에서만 판매하는 독점 상품을 선보였으나. 브랜드 및 소비자들로부터 냉랭한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에서 ‘온리 엘(ONLY-L)’이라 칭한 이 상품은 브랜드 라벨 외에 별도로 제작된 ‘ONLY-L’ 택(Tag)이나 라벨을 부착, 롯데 백화점 매장에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상품. 브랜드마다 매월 3∼4 세트를 내놓도록 하고 있으며 롯데 점포에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대신 이 상품에 한해 마진을 1∼2% 인하했다.
여성 캐릭터 브랜드 중 ‘ONLY-L’ 상품을 내놓은 브랜드는 「미샤」 「아나카프리」 「모리스커밍홈」 「아니베에프」 「데무」 등 5개. 롯데 주요점에 입점해 있는 캐릭터 브랜드 수가 25∼30개인 것을 감안하면 ‘ONLY-L’을 내놓고 있는 브랜드는 전체의 20%에 불과한 수준.
또 지난 2달간의 상품 판매 결과 「미샤」의 ‘ONLY-L’상품만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나머지 브랜드들은 뚜렷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 브랜드의 상품 기획 담당자는 “상품 출시 10일전에 통보 받고 준비하느라 별도의 상품을 기획, 생산할 수 없었다. 기존에 기획된 상품 중 몇 스타일을 골라 라벨만 바꿔 내놓았다. 특히 인기 상품의 경우 사이즈 및 물량이 충분치 못하고 타 점포에서도 계속 주문해오기 때문에 ‘ONLY-L’로 선정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잘 팔리는 인기상품을 ‘ONLY-L’로 선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 이 말은 곧 롯데 입장에서도 ‘ONLY-L’이라는 허울좋은 이름만 내걸고 ‘속 빈 강정’같은 내실 없는 장사를 하게된 셈이란 얘기다.
한 스타일당 20∼30장 정도의 물량을 별도로 기획, 생산하는데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얻게되는 득은 별로 없는 장사라는 언성도 높다.
현재 ‘ONLY-L’을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기존에 출시 예정인 상품 중 몇 스타일을 고르거나, 인기 상품의 소재 및 컬러만 바꿔서 소량 생산, 상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백화점에서 당초에 의도했던 브랜드간 상품 차별 및 점포 특성이 드러나 보이기보다는 실무자들의 업무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느낌이 짙다.
한편 판매 현장에서도 ‘ONLY-L’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 본점의 한 판매원은 “어떤 소비자는 재킷 소매 등 옷의 바깥에 ‘ONLY-L’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는걸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ONLY-L’과 디자인은 같고 컬러가 다른 일반 상품이 있으면 일반 상품을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 백화점 매입부 이용환 과장은 “브랜드간은 물론, 점포간의 특성이 모호해지고 있다. ‘ONLY-L’은 롯데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다른 점포에 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특정상품을 롯데 점포에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브랜드 입장에서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빠르면 내달부터 ‘ONLY-L’상품을 완사입해서 판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회사의 영업 담당자는 “백화점측은 바잉에 대한 경험이 없고 또 재고가 발생하면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인하, 싼 가격으로 팔아 치우려 할 것이다. 그 경우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된다”며 “브랜드가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반품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백화점에서 점 특성을 살리기 위한 특정상품을 선보이길 원한다면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백화점 자체에서 좋은 상품을 보고, 선택하고, 기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질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