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커플? 백화점속 중저가 캐주얼

2007-01-29 조은희·조용덕 기자 hope@fashioninsight.com

‘백화점에서 중저가 캐주얼이 장사가 될까?’ 라는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롯데본점 9층의 멀티 플라자는 착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백화점과 중저가 캐주얼. 어찌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다. 그런데 이 어울리지 않는 커플을 보러 몰려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과연 무엇때문일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행사장들이 자리잡고 있던 롯데 본점 9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9층에 도착하면 이전에는 거리에서나 찾아봄직한 중저가 브랜드들의 매장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의 모습은 2, 3층에 위치한 여느 고급 브랜드들의 위세에 전혀 뒤지지 않아 보인다.
아직도 한 켠에서는 행사장을 찾은 아줌마 군단들이 바글거리지만,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젊은 층들이 늘어난 것 또한 특징이다.
지난 2월, 롯데 본점 9층을 중저가 베이직 캐주얼 브랜드들로 구성한다는 얘기를 들은 유통업계와 브랜드들은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던 것이 사실.
‘백화점에서 중저가 캐주얼이 장사가 될까?’ ‘노면점에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옷을 굳이 백화점에 와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들이었다.
2층에 있던 「지오다노」 「쏘베이직」 등의 브랜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9층으로 자리를 옮겼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롯데 본점 9층의 멀티플라자는 착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오다노」 등의 브랜드도 오히려 2층에 있을 때보다 매출이 올라 희색이 만연하다.
백화점과 중저가 캐주얼.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다.
그런데 이 어울리지 않는 커플을 보러 몰려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편하게 입을 옷인데 굳이 비싸게 살 필요 없다
사람들은 백화점의 중저가 캐주얼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선 몇 년 전부터 몰려온 ‘캐주얼화’ 바람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롯데 백화점의 한 바이어는 “전 세계적으로 몰려온 캐주얼화 바람에 따라 나이에 관계없이 캐주얼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캐주얼하면 젊은이들이 입는 옷을 떠올리는 건 이제 옛날 이야기”라면서 “지금의 중년층은 캐주얼을 평상복으로 입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세대들”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회사에 근무한 지 8년째 되는 강민혁(45세, 잠실)씨는 “주말에는 회사에서도 캐주얼을 착용한다. 처음에는 왠지 어색해서 캐주얼이라고 해도 정장 브랜드에서 나오는 서브 라인이나 골프 브랜드 옷을 주로 입었었다”면서 “이제는 어차피 편하게 입을 옷인데 굳이 비싸게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캐주얼은 「지오다노」 「티비제이」 같은 브랜드에서 구입하는 편이다. 디자인도 무난하고 품질도 좋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분당 삼성플라자에서 만난 주부 윤혜정(37세, 분당)씨는 “몇 년 전부터는 특별한 모임이 없을 땐 주로 캐주얼한 옷을 입는 편”이라면서 “전에는 「후라밍고」 「아이잗바바」 같은 정장 브랜드에서 나오는 단품류나 「미쏘니」 「폴로」 등의 브랜드에서 나오는 옷을 구입했었다”며 “그런데 얼마 전 아이들 옷을 사러 「니」 「에이엠하우스」 매장에 들렀더니 가격도 싸고 디자인도 깔끔해서 이 정도면 괜찮다 싶어 내 옷도 몇 벌 구입했다”고 말했다.
캐주얼 입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어색해하던 시절이 이미 지나갔다는 것.
처음엔 정장이나 골프 브랜드에서 캐주얼 의류를 구입하던 중·장년층도 이젠 아무런 거리낌없이 캐주얼 전문 브랜드들의 옷을 착용하고 있다.
더구나 이전엔 ‘싸구려 같이 보일까봐’ 입지 못했던 중저가 캐주얼을 착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편안하게 입을 베이직한 스타일의 옷을 굳이 비싼 곳에서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보편화된 것이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캐주얼화 바람에 따라 백화점에서 정장을 사던 고객들이 캐주얼 브랜드로 유입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 본점 멀티플라자의 정주태 바이어는 “남성·여성을 막론하고 정장 브랜드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반면 캐주얼 브랜드들은 큰 폭 성장세를 보였다. 9층에 중저가 캐주얼들이 모이면서 그 자체의 집객력도 만만치 않은 편이며, 9층에 들른 고객들이 아랫층으로 퍼지는 분수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더 쉽고 편하게
그렇다면 거리의 노면점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이들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들을 백화점에 와서 구입하는 이유는 무얼까?
주부 강민정(31세, 잠원동)씨는 “백화점 카드를 사용하면 5%가 할인되고 행사기간에는 여러 가지 사은품과 혜택이 주어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며 “여러 가지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품질이나 가격·디자인을 한 곳에서 비교해 보고 살 수 있는 것도 편하다. 대리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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