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셀 것인가? 섹스폰을 불 것인가?
2007-01-24글 / 이정금 기자  fashi@fashioninsight.com

요즘 각종 매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신조어 '보보스(Bobos)'.
자아가 강한 당신이라면,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만 하는 고집스런 당신이라면...보보스족임을 의심해 보자.

기자의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려고 한다. 기자는 경상북도 대구의 아주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여자가 어디?’라며 여자라는 이유로 많은 제약을 받는 집안 분위기,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말 잘 듣던 착한 딸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자아가 꿈틀거리면서 반항이 시작되었다.
우리집은 여자가 9시 뉴스를 보는 것은 상당히 거슬리는(?) 행동이었다. 정치나 경제와 같은 남성들의 영역인 것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금기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얼굴 예쁘고 성격 착한 현모양처’를 여자의 가장 큰 미덕으로 여겼기 때문에 기자의 어린 시절은 세상사나 기자 자신의 기호보다는 집안 분위기에 묻혀 지냈다. (사실, 얼굴 예쁘고, 성격까지 착하면서 가사일까지 잘하는 그런 만능 주부가 과연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이 과정에서도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기자가 맨 처음 한 일은 바로 노동운동 서클에 가입을 하는 것이었다. 답답한 나를 바꾸고 싶었다. 먼저, 사회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를 통해 다소 세상에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사회 활동과 문화 활동으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회를 접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가 원하는 것을 부모님의 동의없이 해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잔 말그대로 ‘자유인’이었다.
지금 기자의 모습? 당연히 하고 싶은 것은 꼭 하고야 마는 맹렬여성이 되어 있다. 적당히 문화생활도 누리면서, 일도 즐겁게 하면서, 또 돈도 팍팍 쓰면서 말이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서두부터 알고 싶지도 않은 남의 개인사를 왜 구구절절 읊조렸냐 하면...바로 지난 시즌부터 줄곧 귓가를 맴도는 ‘보보스(Bobos)’라는 단어가 기자와 밀접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보보스(Bobos)’란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s)의 합성어. 물질적으로는 부르주아 계층에 속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낭만과 자유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디지털 시대의 신엘리트 계층을 말한다. 이들은 출세와 돈에 매몰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돈이 가장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나타난 ‘돈의 노예’, ‘권력의 노예’, ‘힘의 노예’들에게 반기를 들며 보헤미안의 자유정신을 부르짖는다. 그렇다고 돈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돈 버는 자랑 말고 쓰는 자랑을 하라고 했던가. 보보스족은 바로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더욱 궁극적으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정신적인 가치를 가장 우선시 여긴다.
광고는 그 시대를 가장 잘 반영한다.
요즘 나오는 광고를 잘 살펴보면 그 안에 보보스족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다. ‘자산 관리는 ***에게 맡기시고, 당신은 인생에 투자하십시오’는 맨트가 흐르는 이 광고를 기억하는지...그리고 여성 보보스족을 대상으로 나온 KTF의 ‘드라마(drama)’ 광고에서 이영애를 기억하는지. 이들의 모습이 바로 ‘보보스족’이다. 섹스폰을 부는 치과의사는 자신의 시간을 돈 관리하는 것에 빼기고 싶진 않아 보인다. 그 시간에 취미생활을 더 즐기는 편을 택하는 것이다. 파티 속 이영애도 마찬가지. 여성 보보스족의 화려한 사교 파티장은 일이나 돈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여심을 잡으려면 보보스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광고가 가장 성공하는 광고일 것이다.

신엘리트 계층의 ‘자수성가’형 보보스족
보보스라는 단어는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브룩스가 <보보스(BOBOS)>라는 책 속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30-40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최하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기본으로 한다. IT 혁명이 낳은 21세기 엘리트 계층인 고액연봉의 보보스족들은 유산을 물려받기 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일하고 자기 마음대로 돈을 쓴다. 사치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대개 인터넷이나 생명 공학 그리고 문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고가의 명품을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명품을 무시하고 경멸한다. 하지만, 명품을 구입하지 않느냐? 그건 아니다.
단지 그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는 명품이어서가 아닌 명품에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구매를 하는 것이다. 단순한 명품으로 인한 천박한 귀족주의가 아닌 명품의 숨은 가치를 높이 산다. 또한, 패션에 있어서도 굳이 공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아르마니 드레스에 페레가모 구두, 불가리 시계 그리고 까르띠에 반지와 같은 룰보다는 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