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패션을 훔친다

2007-01-19 예정현 기자 michel@fashioninsight.com

스포츠/액티브웨어 업체들이 자동차에서 디자인 영감을 훔치고 있다. 자동차는 오래전부터 풋웨어 업체들이나 공업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패션 디자이너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자동차, 시각적 미의 집약체
디자이너들이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는 방법은 차종이 다양한만큼이나 가지각색이다. 「폴로스포츠RLX(Polo Sport RLX)」와 「버튼」이 자동차 액세서리 모티브를 담은 상품을 선보였고 「휠라」와 「보그너」는 아예 본격적인 「포뮬러원(Formula One)」 스타일 액티브웨어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를 디자인 원천으로 삼는 이유는 자동차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일 뿐 아니라 건축적이고 예술적인 미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폴로스포츠RLX」는 「포르쉐」의 까레라GT 모델의 곡선과 색상, 디테일을 올 가을 사이클링스피드 베스트, 재킷, 팬츠에 고스란히 옮겨왔다. 사이클링과 자동차 모두 다이나믹한 터치가 가미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
한편 「포르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그들의 이름을 딴 액티브웨어 라벨을 지원하고 나서 어패럴업계와 자동차 업계의 밀월관계가 형성되는 분위기.
「폴로스포츠RLX」의 자동차 사랑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RLX의 디자인팀은 그동안 어패럴의 색상과 패브릭을 선택할 때 공공연히 자동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왔고, 랄프로렌의 부사장은 페라리 자동차 수집가이며 맥라렌(McLaren) 레이스카를 소유하고 있는 있는 유명한 자동차광. 이처럼 경영진부터 디자인팀까지 자동차 사랑에 흠뻑 빠져있는 「폴로」측은 그 정성만큼이나 자동차업체들의 지속적인 연대 제의를 받아왔고 「폴로」는 자동차업체와 마케팅 제휴를 하거나 새로운 컨셉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버튼(Burton)」 역시 자동차와 뗄 수 없는 관계. 「버튼」이 처음 선보이는 가방 라인은 전적으로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일례로 가방 가장 자리에 크롬풍 메시 장식을 가한 백은 아우디TT 같은 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며 「로스파워스(Ross Powers)」 스노우보드 역시 낡은 캐딜락의 헤드라이트와 그릴의 디자인을 따왔다. 「수프림(Suprem)」 「이온(Ion)」 부츠 역시 BMW Z8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은 것이다.

자동차업계, 패션업계의 역영향 받아
자동차업체들도 패션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패션 사업부문에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다. 올 가을 자동차 카탈로그에 ‘스포츠 티타늄 선글라스’ 화보를 함께 실은 메르세데스벤츠가 그 한 예. 메르세데스 벤츠는 선글라스와 자동차의 연계성에 착안, 일단 선글라스 부문의 기틀을 잡은 뒤 서서히 부문 확장을 꾀할 계획이다.
「노스페이스(North Face)」는 「시보레(Chevrolet)」와 손잡고 올 여름 「아발렌체(Avalanche)」 트럭 브랜드를 공동 런칭하며, 「BMW」는 신형미니카 디자인에 「에버래스트(Everlast)」 복싱글로브의 이미지를 담아 어패럴브랜드의 감각을 자동차 디자인으로 옮겨오는 ‘디자인 역류’ 현상을 실현하고 있다.

휠라, 페라리 어패럴 컬렉션 런칭
「휠라」는 스포츠자동차로 유명한 「페라리(Ferrari)」의 이미지를 살린 「페라리」 라이센스 의류를 생산하면서 10대후반~20대 흡수 공략에 나섰다. 오랜동안 매출 부진에 시달려온 「휠라」는 「페라리」가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고 젊은층을 유인할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휠라」가 생산하는 「페라리」는 포뮬라원에 열광하고 있는 미국의 제너레이션 Y세대. 결국 자동차에 열광하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페라리」의 최대 공략층인 셈이다.
이러한 감성은 빈티지풍 「페라리」 가죽 재킷과 웜엄, 벨로어 아이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페라리」 라인의 가격대는 슬리브리스 폴로 52달러, 코튼 재킷 150달러 등이며 주타겟은 25~54세층. 「페라리」 어패럴 컬렉션은 일부 페라리딜러와 휠라닷컴(fila.com), 페라리닷컴(ferrari.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휠라」는 자동차업체와 제휴를 맺은 것은 매출 증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선보인 「페라리」 풋웨어에 힘입어 100달러가 넘는 신발 판매를 시작하는 등 명백한 사업 진작 효과를 얻고 있다.
하이엔드 어패럴 업체와 자동차 업체의 연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자인과 기능의 결합’이라고 평가하며 반기는 분위기. 포화상태를 이룬 어패럴 업계에 변혁이 필요한 시점에 열광적인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는 자동차가 새로운 디자인 영감을 제공하고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레이싱 팀 의상 담당 - 브랜드 런칭까지
또 다른 어패럴 브랜드 「보그너」는 자동차를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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