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표적을 잡아라
2007-01-18 

문상찬 fashioncrm@empal.com
<모라비안바젤컨설팅·객원 컨설턴트>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고정 타겟에 비해 이동 타겟을 쏴 맞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월남전에서는 소대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강아지 한 마리를 뛰게 만들고, 전 소대원이 사격을 하게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러나 결과는 수십 명의 사격 중 한 발도 맞지 않았다고 한다. LG 홈쇼핑 CRM 팀의 고민도 바로 이것이다. 끊임 없이 움직이는 고객들을 향해 어떻게 하면 적중률 높은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

홈쇼핑에 있어서 패션 의류는 매우 중요한 상품군이다. 16개의 상품군 중에서 가장 구매수량이 높은 상품이다. 전체의 85%가 여성 고객이고, 여성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상품이 패션 의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균 보다 10%이상 높은 45%의 반품율이 문제이다. 반품의 가장 큰 이유는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이다. 어떤 고객은 아예 다른 사이즈로 2벌을 주문해 입어보고, 1벌은 반품하기도 한다. 홈쇼핑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런 문제에 대한 유일한 대안은 CRM이다. 고객에 대한 더 많은 지식과 더 섬세한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이즈 반품의 경우에, LG홈쇼핑은 고객 체형에 대한 DB구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패션기업들의 상품 사이즈가 표준 사이즈에 비해 오차가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구매이력과 조사를 통해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DB화 시키고, 이를 통해 적합한 사이즈를 추천한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고객을 직접 대면할 수 없는 홈쇼핑에서 고객에 대한 지식은 절대적이다. 어떻게 더 많은 고객을 회원화 시키고, 그 고객들의 정보를 더 많이 얻고, 어떤 분석을 통해 고객들에 대한 지식을 쌓느냐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CRM 도입기
LG홈쇼핑은 1995년에 첫 방송을 시작했지만, CRM 팀이 조직된 것은 2000년 4월이 되어서이다. 그 이전까지는 상품을 소싱하고, 방송을 하는 것도 벅찬 일이었고 그렇게만 해도 매출은 고속 성장을 했다.
CRM의 문제 제기가 된 것은 경쟁업체와 점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부터다. 고객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고, 특별한 서비스가 없는 상태에서 경쟁업체와의 차별 포인트는 결국 가격이었다. 저가 경쟁이 심해지면서 홈쇼핑에 입점하는 업체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았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내면, 몇일 내 경쟁업체도 비슷한 제품을 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상품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최근에는 후발 TV 홈쇼핑 업체만도 3개가 더 생겨나, 모두 4개의 회사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차별화는 고객과의 관계라는 정의를 내린 것이다. 고객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지식을 깊이 있게 쌓아 나가야 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1:1 맞춤 서비스로 발전되어 가야 한다는 것이였다.
이렇게 생겨난 CRM팀은 현재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장 1명과 고객 가치를 분석하는 팀 4명, 그리고 각 상품 카데고리 별 고객을 분석하는 팀 5명이다. 이 회사의 CRM팀은 매 방송 때마다, 상품특성과 구매 고객의 특성을 분석해 성공이유와 실패이유를 학습하고 있다.

CRM 수행 과정
CRM팀의 가장 중요 업무 중 하나는 방송 시간대별 고객을 분석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전 10~12시 사이에 구매하는 고객을 분석해 보면 전업 주부들이 주축을 이룬다. 저녁 8시부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주부의 시청률이 올라가고, 10시 이후에는 남성 고객들의 시청률도 상승된다. 이러한 타겟의 움직임은 요일마다 특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계절이나 시즌에 따라서도 계속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각 시간마다 어떤 고객들의 시청률이 높을지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홈쇼핑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방송시간을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결정된다.
또 하나의 주요 업무는 상품이 결정되면 이에 적합한 고객을 찾아내 이 방송을 보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앙드레김의 란제리 런칭 방송 때의 일이다. 2세트에 23만원이 되는 고가 상품이었기 때문에,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기대와 우려가 있었다. 대박이 나올 가능성과 가격저항으로 인한 매출 저조현상이 나올 가능성이 공존했기 때문이다.
CRM팀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을 가만이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고객 중 이 란제리를 살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을 찾아 방송 시청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일단 전체 고객을 분석했다. 여러 가지 가능성 있는 분류작업을 통해 결론적으로 분류한 고객층은 최근 6개월 이내에 고가 란제리를 1번이상 구매한 고객이었다.
DM에 방송 앙드레김 란제리 런칭 안내문을 보내고, 문자 메시지도 발송했다. 가장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층에 대해서는 텔레 마케팅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