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앞 내다보는 안목으로...”
2007-01-15정인기 기자 ingi@fashioninsight.com
에스제이플러스 김민우 사장


“직원들과 같이 말하다보면 맞는 것도 많지만 아닌 것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나의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한발 물러서서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내가 나서서 모든 것을 챙기면 당장은 효율이 높을 수가 있겠지만 실무자들이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등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있어야만 창조적인 발상도 나오고 회사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나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존중하듯 실무자들의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김민우 사장은 국내 캐주얼 시장의 1세대로 불린다. 1973년에 대우에 입사해 15년 동안 해외 유명 브랜드에 의류 완제품을 수출해온 김 사장은 89년부터 내수사업에 발을 담그게 된다. 15년 동안 해외 브랜드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었다.
“당시에는 내수시장이 형성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성장잠재력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제품을 잘 만들어 수출하는 것은 자신 있었지만 브랜드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대기업의 자금력과 조직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김민우 사장은 내수본부장을 맡은후 중저가 캐주얼 「유니온베이」와 트래디셔널 캐주얼 「올젠」, 남성 캐릭터 「지오지아」를 차례로 출시했다. 초기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세 브랜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신성통상의 주력사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사장은 IMF가 터지자 크레송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법정관리중인 크레송을 살리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김 사장은 크레송에서 특유의 부지런함과 과감한 조직관리로 ‘최단기간내 법정관리 졸업’이란 또 하나의 타이틀을 갖게 된다.
김민우 사장은 지난해 에스제이플러스란 회사를 설립하면서 경영자로 변신했다. 3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월급쟁이로서는 최고의 명예를 쌓았지만 또 한번의 모험을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일 자체는 새로운 것이 없었지만 내가 최종 결정을 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예전에는 한번 실수하더라도 또다시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월급쟁이로서 30여년간 쌓은 명예도 한꺼번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찮은 일이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에스제이플러스는 내년 봄에 「레이버스(reibous)」란 감성 캐주얼을 출시한다. 남들은 5∼6개월만에도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지만 김 사장은 1년반 동안 준비한 끝에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기업이나 이미 브랜드를 전개중인 업체들은 서로의 눈빛만 봐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신설 법인은 그렇지 않다. 한 시즌 더 준비해보니 비용은 2∼3억 더 들어갔지만 성급하게 출시해 몇 십억을 날리는 것보다는 실책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데 정성을 들였다.”
김민우 사장은 30년 가까이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옷에 대한 감각은 디자이너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한다. 또 원가계산이나 매출분석 등 분석업무도 영업이나 기획에 비해 전문성이 약하다고 말한다. 수출과 내수를 거치면서 옷에 관해서는 안해본 것이 없지만 지금은 직원들이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직원들과 같이 말하다보면 맞는 것도 많지만 아닌 것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나의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한발 물러서서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내가 나서서 모든 것을 챙기면 당장은 효율이 높을 수가 있겠지만 실무자들이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등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있어야만 창조적인 발상도 나오고 회사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나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존중하듯 실무자들의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레이버스」는 가격이 비싸지 않은 중가대 캐주얼 브랜드이다. 고감도의 고가 브랜드에 관심이 많지만 시장 흐름에 충실한 브랜드로 기반을 다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베이직에 바탕을 둔 감성 캐주얼’을 선택했다.
“최근 소비자들의 욕구와 착장 스타일이 많이 바뀜에 따라 감성 캐주얼이 캐주얼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적지 않다. ‘이지’든 ‘감성’이든 특정시장이 잘 된다고 하면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그 시장이 대세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든다고 생각한다. 경쟁은 심하겠지만 소비자들이 선택해 줄 수 있는 좋은 브랜드를 만들 생각이다.”
김민우 사장은 올해 53세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다소 늦은 감도 있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브랜드 하나를 만들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