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대리점인가?
2007-01-15 정인기 기자  
마진 40% 시설비는 기본·판매원 인건비까지

전국 주요상권의 ‘A급 점포’를 잡기 위한 패션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A급 점포에 대한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
최근 대구 동성로에 30평짜리 대리점을 오픈한 한 브랜드는 대리점 마진 40%에 인테리어비 전액(6천만원 상당)지원, 최소매출 8천만원을 보장했다. 또 다른 브랜드는 판매사원 인건비 50%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브랜드 런칭 초기에 브랜드를 띄우기 위해서는 주요 상권에 A급 점포를 오픈해야 하며, 좋은 점포를 잡기 위해서는 다소의 출혈도 감수하겠다는 패션업체들의 영업전략에서 비롯되고 있다.
또 이 같은 패션업체들의 조급증에 편승해 옷 장사를 하기보다는 ‘6개월 짜리 점포 임대업’을 하겠다는 일부 점포주들의 얄팍한 상술이 점포값을 올리고 있다.
한 캐주얼 업체 관계자는 “올해 출시된 「이엑스알」 「잭앤질」 「콕스」 「멤버할리데이」 등이 최근 활발한 대리점 영업을 펼치고 있다. 또 이들 브랜드 외에도 기존 브랜드들이 점포를 확장이전하고 있어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 대리점 오픈이 싶지 않다. 내년 상반기에도 「쿨하스」 「애스크」 「레이버스」 등 10여개 캐주얼 브랜드가 출시됨에 따라 앞으로도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백화점이 대리점 영업을 위한 광고 매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주요 상권 대리점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진을 40%까지 올려주더라도 매출만 나와준다면 백화점에 비해 7∼8%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의 경우, 판매수수료 36%, 판매관리비 12% 등을 감안하면 50%에 가까운 경비가 소요된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
전문가들은 “출시 초기에 브랜드를 띄우기 위해 좋은 입지조건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조건은 패션업체와 대리점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패션업체에서는 높은 마진과 인테리어비 외에도 넒은 매장에 따른 재고 부담까지 떠 안아야 하기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눈앞의 이익을 위해 브랜드를 자주 바꾸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단골고객들이 늘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고객 중심의 매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패션업체들은 전국 핵심 상권에는 직영점 위주로 점포를 오픈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