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쟁 불붙었다

2006-12-28 안주현 기자 < sugar@fashioninsight.com>

신규브랜드도 30억 쏟아부어 - 과열 경쟁 지적도

저녁 7시, 학동사거리.
도산대로에서 갤러리아 백화점 방향으로 좌회전하려는 차량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왼쪽 위로 약간 고개를 들어 올리면 20초 간격으로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광고들을 접하게 된다. 「에고이스크」 「쿨하스」 「투비프리」… 간간이 GM모터스의 캐딜락 광고나 국정홍보용 광고가 섞여 나오긴 하지만 80% 가량은 패션 브랜드의 광고로 채워져 있다.
패션시장에서 마케팅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름에따라 패션기업들은 전쟁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극장, 지하철PDP, 전광판 등 패션기업들은 소비자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발빠르게 쫓아가고 있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일년만에 한국에 되돌아와 최근 압구정동의 한 극장을 찾은 대학생 이소현씨(여, 21)는 깜짝 놀랐다. 영화예고편 방영이 거의 없어지고 패션광고만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 이소현씨는 “「잭앤질」 「까르뜨블랑슈」 「리바이스」 등 옷 선전만 줄줄이 나와 놀랐다. 예전에는 광고도 적었을 뿐 아니라 진로나 코카콜라 등이 전부였던 것 같은데…”하며 놀라는 눈치였다.
뿐만 아니다. 이씨가 본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주인공 수안(김하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올드앤뉴」 의상을 입고 나왔다. 김하늘이 「올드앤뉴」의 전속모델이기 때문. 이소현씨는 “극중 수안이 호프집에서 입은 후드카디건을 구입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PDP나 벽면 광고도 모두 패션 브랜드 차지가 돼 버린지 오래다. 지난해 봄에 「까르뜨블랑슈」 「리바이스」 「톰스토리」가 지하철 광고의 물꼬를 튼데 이어 지난 가을에는 「멤버할리데이」 「마루」 「아이겐포스트」 등이 지하철에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마케팅 전쟁이 벌어졌다.
주요 캐주얼 기업들이 공중파 TV광고에 공략에 전격적으로 나서면서 패션기업들의 마케팅전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자인이 브랜드를 좌우하는 시대는 끝났다. 생산력과 기획력의 발전이 브랜드마다의 편차를 좁히고 있다. 이제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옷이 아니라 마케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90년대 소비자들이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쇼핑을 하는데 투자한데 비해 2천년대 소비자들은 휘트니스센터, 여행, 보드게임, 공연관람을 하는데 여가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또 많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PDA와 뮤직폰, PS2(play station2)에 열광한다. 경쟁상대가 다른 의류브랜드뿐 아니라 게임, 운동, 여행, 휴대폰 등으로 넓어진 것. 이런 시장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강렬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과열경쟁현상’이라며 의류 브랜드의 성공은 결국 상품에 달려있다고 주장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추세로 가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것’이라며 결국은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튀는 방법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아라!
학동사거리 전광판을 운영하고 있는 애드코의 심희섭 대리는 “학동사거리의 전광판은 위치특성상 패션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 월 1천200만원이나 하는 광고료에도 불구하고 광고주가 줄을 잇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극장광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 극장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삼양C&C의 이윤경씨는 “지난해부터 패션브랜드 광고가 늘어 가을·겨울에 최대치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잭앤질」 「멤버할리데이」 「엑시고옴므」 「싹스탑」 「빔스아우피터스」 등이 새로 광고를 내보냈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알리는 매체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만큼 마케팅 방법도 여러 가지다.
캐주얼 브랜드들은 앞서가는 세대를 잡기 위해 이동전화업체, 글로벌 기업, 외식업체와 손을 잡고 공동마케팅을 펼치는가하면 문화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지난 5일 닉스인터내셔날(대표 김호연)의 「콕스」는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코카콜라와의 조인식을 갖았다. 「콕스」와 코카콜라는 앞으로 긴밀한 공동 마케팅을 펼칠 계획. 「콕스」의 젊은 이미지와 코카콜라의 글로벌 이미지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안이다. 닉스(대표 김호연)의 「쏘베이직」도 SK텔레콤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브랜드 ‘준’에 지속적으로 의상협찬을 할 예정이다.
연승어패럴(대표 변승형)의 「클라이드」는 외국계 외식업체 T.G.I.F와 손을잡고 이벤트를 펼쳤다. 「클라이드」 상품 구매 고객중 추첨을 통해 T.G.I.F시식권을 지급해 호응을 얻었다.
쌈지(대표 정구호)의 「쌤」은 한 달에 한번 클럽을 열고 온라인에 ‘쌤넷’이라는 싸이트를 운영하는 등 매니아를 공략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남자 샵 코디네이터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온라인 까페 ‘쌤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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