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면바지만 입나요?"
2006-12-28김동조 기자 < kdj@fashioninsight.com>

“회사의 이윤창출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상품을 통해 고객들이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며, 고객들로부터 얻은 이익은 더 큰 가치창출을 위한 상품개발과 사회공익에 사용돼야 한다. 선택 없이 경쟁력은 없고, 경쟁력 없이 혁신은 없다. 바지 3장을 3만9천800원에 파는 것은 존재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다”
‘「잭필드」 주름방지 면바지 3벌이 3만9천800원!’이란 쇼핑 호스트의 외침. 바지에 물을 뿌리는 등 제품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광고는 케이블방송에서 하루에 많게는 500번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받아보고 맘에 들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사지 않아도 되는 후불제 구매방식에 이내 전화기를 들어 주문을 한다.
후불제는 당시 홈쇼핑업계의 혁신이었고, 변화의 획을 긋는데 충분했다. ‘코리아홈쇼핑’ 아니 「잭필드」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리아홈쇼핑 박인규 사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해외영업팀에서 섬유원단 영업을 담당했다. 지난 1994년 섬유 수출업체인 우영패밀리를 설립한 후 1999년부터 「잭필드」를 주력 의류 사업으로 시작, 1년만에 섬유수출액 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0년 1월에는 ‘가격후불제’와 ‘잭필드’라는 브랜드로 인포머셜(홈쇼핑 형식의 케이블TV 광고업체)홈쇼핑 회사인 코리아홈쇼핑을 설립, 홈쇼핑 업계에 출사표를 던진다. 홈쇼핑업체가 직접 제조까지 해서 판매하는 것은 코리아홈쇼핑이 처음이었다. 「잭필드」는 남·여성, 스포츠, 주니어, 스포츠 등 폭넓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브랜드다.
“중소 제조 업체가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은 가장 힘든 일이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제품들은 제조력이 있다 해도 유통업체들에게 찬밥 취급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홈쇼핑이었다. 당시에는 TV만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지 못했던 실정이었다. 그래서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물건을 배달해주고 돈은 나중에 받는‘후불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중국생산을 통해 판매까지 직접하기 때문에 제품 원가와 인건비·배송료 등을 뺀 나머지 40%정도가 회사의 이익이 된다. 중국에선 ‘한국 사람들은 면바지만 입느냐’고 한다. 「잭필드」는 10∼60대에 이르기까지 손쉽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든 토털 브랜드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는 제품의 제조마진이나 유통비용이 커 가격이 비싼 반면, 코리아홈쇼핑은 유통과 제조기능을 보유한 덕분에 비용을 줄였던 것이다. 그 결과 설립 1년만에 재구매 고객 60%를 유지하면서 연간 매출이 300%나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1년 10월 한 달에는 하루 매출 2억원을, 한달 매출 60억원을 올렸고, 2002년 11월에는 하루 매출 3억원, 한달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매출도 2000년에는 80억원, 2001년 230억원, 지난해에는 930억원의 매출성과를 일궈냈다. 직원도 3년전 20명에 불과했던 것이 지금은 200명이 넘는다. 올해는 2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이르기까지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인포머셜업체를 ‘불법’홈쇼핑으로 몰아붙이는 등 비방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불법 홈쇼핑은 케이블방송사업자나 중계유선사업자가 위성을 통해 허가 받지 않은 홈쇼핑채널을 24시간 송출하거나 자율광고심의기구의 광고심의를 받지 않은 광고방송을 내보내고, 심의 받을 당시의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몰래 방송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오해가 많았던 것이다.
“인포머셜 홈쇼핑을 불법홈쇼핑이라고 비방하는 주변의 소리가 컸다. 올 초 불법홈쇼핑들이 대거 적발됐는데 코리아홈쇼핑은 해당되지 않아 오명을 씻었다. 올해는 주력 상품에 대한 마케팅력을 높이고, 장기비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다”
박 사장은 최근 내의 브랜드 「젤로스」와 여성복 「마르조」를 내놓으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브랜드의 상품들도 팬츠 3장에 3만9천800원의 가격을 붙여 판매하며,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유통업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양질의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인터넷 최상의 고객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홈쇼핑의 3박자인 TV, 인터넷, 카탈로그 홈쇼핑을 통합해 상호 시너지를 올려 코리아 홈쇼핑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다. 향후에는 일반고객을 상대로 그 범위를 넓혀 갈 것이며, 혼이 담긴 상품, 회사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다”
박 사장은 ‘후불제’라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또 다른 획을 그을 준비를 하는 박 사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