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디렉터는 광고 함선의 선장
2006-09-22이혜숙 기자 suk@fi.co.kr

“아트 디렉터는 광고 함선의 선장
박종문 아이에스엠 국장

“형, 아트디렉터라는 직업이 뭐에요?”
“영화로 말하자면 감독이고 방송으로 말하자면 PD라고 할 수 있지”
올해 48살인 아이에스엠(대표 진권수)의 아트디렉터 박종문 국장은 자신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접속한 일촌 친구(?)들에게 아주 심플한 정의를 내려주었다. 24년 경력의 전문가인 그가 단순히 30글자로 자신의 직업을 표현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할 것 같아 인터뷰 자리에서 아트 디렉터에 대한 정의를 다시 질문했다.

“광고 업계의 아트 디렉터는 한가지 아이템이 그 시즌에 가야 할 방향과 콘셉트를 정하고 모델,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등 누구와 함께, 어디에서 작업할 것인지를 결정하죠. 하나의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진두 지휘하는 광고라는 함선의 선장이죠”

그가 처음 광고와 인연을 맺은 때는 대학원 합격자 발표를 앞둔 시점. 교수님의 추천으로 화장품 회사 홍보실에 입사하며 처음으로 광고기획을 경험하게 됐다. 이후 신원기획에 입사했으나 IMF 여파로 회사가 워크아웃 되면서 종합광고대행사인 와이커뮤니케이션 창립 멤버로 참여하게 됐다.

“와이커뮤니케이션은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죠. 화장품과 패션 밖에 몰랐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었고, 신생 회사였기 때문에 광고 진행 과정에 필요한 모든 실무를 익히기 위해 지독할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그때 배운 것들이 지금의 나이에도 일 할 수 있는 기반이 됐죠”

패션 이외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박 국장은 5년 전 지금의 아이에스엠으로 옮겨 무수한 패션 브랜드 광고 작업을 통해 끝나지 않은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닥스」 「마에스트로」 「알베로」 「기비」 「레니본」 「피오루치」 「예스」 「섹시쿠키」 「헤지스」 그리고 최근 작업한 「터그진」까지.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피오루치」와「터그진」을 꼽았다. 「피오루치」는 새로운 시각의 상식을 뒤집어 보자는 의도로 기획된 광고가 좋은 점수를 받아 이랜드월드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기 때문. 또 한달 전 광고 촬영을 마친 「터그진」은 평범한 팬츠와 탑을 입은 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세계적인 톱 모델 지젤 번천과 작업하며 젊음과 에너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크리에이티비티를 절대적으로 요하는 광고 분야에서 그의 생명력은 제법 긴 편에 속한다. 대학시절 다양한 아이템의 잡지 및 CF 모델로 활동한 특이한(?) 경험과 닥치는 대로 흡수하려는 왕성한 호기심.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군살 하나 없는 탄탄한 몸매에서 드러나는 철저한 자기관리. 일에 대한 열정으로 100% 독학으로 깨우친 매킨토시 작업 능력까지.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일은 곧 놀이’라 여기는 박종문 국장은 오랜 기간 지금처럼 광고 일을 하는 것이 꿈 이라 말했다. 또 한가지, 이 분야에서 나이와 무관하게 긴 생명력을 유지한 광고쟁이의 대표 모델이 되고 싶다는 바램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