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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소비자는 어디로 갔을까?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입력  11-15  
새로운 재미거리 찾아 뿔뿔이 흩어져 각개전투

여행·맛집·운동 등 관심사도 가지가지


최근 소비자들은 새로움과 재미를 직접 찾아다닌다. 사진은 여전히 성업 중인 '이케아' 매장 전경


“손님이 없다.”

최근 패션·유통 관계자들이 쉬이 내뱉는 말이다. 주말, 방학, 혹은 철이 바뀔 때마다 매장으로 찾아들던 소비자들의 발길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두 자릿수씩 고공상승하던 매출 곡선도 뚝 떨어졌다. 최근 들어 경제 경기가 회복되었다는 뉴스도 들려오지만 체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든다. 그 많던 소비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니 우선 이 질문이 먼저일 듯하다. 지난 주말 당신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었는가?

내가 지난 주말 무엇을 했느냐를 보면 답이 보인다. 최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크게 변화했다. 늘어난 여가시간, 편리해진 교통, 넘쳐나는 정보 덕분에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바쁜 일상에 쫓기며 보낸 스스로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소비자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SNS는 새로움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열망을 더욱 부추긴다. 내가 좋은 곳에서 좋은 것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인정받아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더욱 신선한 콘텐츠를 찾아 헤매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방대한 양의 정보를 토대로 최선의 선택을 찾아가고 있을 때, 패션과 유통가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물론 시도는 많았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소비자의 변화에는 못미친다는 것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 사이 소비자는 새로움과 재미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각광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행적을 따라가보자.


◇ “여행, 짧고 가볍게 즐겨요”
여행 트렌드가 변했다. 짧은 일정의 여행을 자주 떠나는 것. 큰 맘먹고 떠나는 것. 큰 맘먹고 떠나던 해외 여행도 주말이나 연휴 등 짤막한 여가시간을 활용해 즐기고 있다.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등장이나 저가 항공사들이 쏟아내는 프로모션 티켓은 이 같은 여행 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여행은 즐기는 연령층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인기리에 방영된 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전연령층에 여행 바람을 불어넣었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 등지로 여행을 하던 60~80대가 이제는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여행까지 즐기고 있다.
여행 붐은 국내에서도 이어진다. 국내 여행지 곳곳의 아름다움은 TV 등 미디어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또한 캠핑, 모터사이클 여행 등 취미 활동을 접목한 여행의 형태들이 생겨나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 마니아 업고 쑥쑥 커가는 공연시장
매년 두 자릿수 신장을 이어가는 전도유망한 시장이 있다? 바로 뮤지컬 이야기다. 뮤지컬 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10% 안팎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비결에는 탄탄한 마니아층이 자리잡고 있다. 뮤지컬의 관객 중에는 일명 ‘뮤덕(뮤지컬 오타쿠)’이라고 불리는 열혈 팬들이 상당 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뮤지컬 배우의 캐스팅을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시장이 점차 커지자 뮤지컬 전용 극장도 생겨났다. 지난 2006년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관 ‘샤롯데 씨어터’가 생겨난 뒤 블루스퀘어, 충무아트센터, 디큐브아트센터 등이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뮤지컬 전용관 빅4가 결성됐다.

뮤지컬 전용관의 등장은 다른 문화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막강한 티켓파워를 가진 뮤지컬이 전용관으로 옮겨감으로써 발레,  클래식 연주회 등 다른 문화 공연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늘어났다.


'이케아' 광명점은 오픈 2년이 다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높은 집객력을 자랑한다.


◇ “우리집 좀 보고 가세요”
SNS의 등장은 우리의 삶을 뒤바꿔 놓았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 무제한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나의 센스를 뽐내려면 옷을 잘 차려입고 최신 유행의 헤어스타일을 하면 됐다. 하지만 SNS가 생겨남으로써 이제는 반려동물, 인테리어, 창작물 등 뽐낼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다.

덕분에 인터넷에는 인테리어 관련 정보가 넘쳐난다. 인스타그램에는 ‘방스타그램’ ‘인테리어스타그램’ 태그가 유행하고 있으며, 셀프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레몬테라스’의 회원 수는 무려 3000만명을 넘어섰다.

오프라인에도 집을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 아이템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의 강남, 명동 등 주요상권에서 집객력을 자랑하는 테넌트는 모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가로수길의 ‘라인프렌즈샵’은 관광객이 꼭 들르는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강남역에 등장한 ‘카카오프렌즈샵’은 하루 1만명이 찾고 있다.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붐에 화력을 더하고 있다.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이미 세계 28개국에 660여 개 매장을 전개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해보인 브랜드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아이템들은 키치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잡은 뒤 합리적인 가격대로 마음까지 뺏고 있다.

큰 화제 속에 매장을 연 ‘이케아’ 또한 여전히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이 매장은 주말이면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20~30분 대기를 해야한다. 오픈 이후 추가로 공간을 확대해 약 1500대가 주차가 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차난을 겪을 정도인 것이다.
그밖에도 지엔코가 ‘코벳블랑’을 론칭하고 ‘원더플레이스’가 ‘원더에이마켓’을 오픈하는 등 기존 패션기업들에서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출시하며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샵' 강남점은 하루 1만의 방문객수를 자랑한다.

'카카오프렌즈샵' 강남점

◇ 패션, 싼 것만 팔린다?
한편 패션 매장에서는 ‘할인’ 팝카드를 내거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패션과 유통업계에서는 소비 촉진을 위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내걸고 있는데 덕분에 소비자들은 할인 매장에 더욱 쏠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글로벌 SPA나 동대문발 브랜드가 저가 전략을 펼치기 때문에 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정상가에 물건을 구매하려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달 이 가설이 틀렸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됐다.

서울패션위크가 열기가 피어오르던 지난달 17일 ‘베트멍’이 한국을 찾아 깜짝 개러지 세일을 벌였다. 장소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창고. 판매시간은 오후 2~7시 단 5시간. 악조건이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소비자들은 비좁은 오프로드를 달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물건을 사기 위해 밤을 지새운 이들도 수백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날 판매한 상품은 ‘베트멍’의 본 컬렉션이 아니다. 한국의 카피제품을 재해석한 ‘짝퉁의 짝퉁’을 내놓은 것. 그럼에도 가격은 만만치 않았다. 레인코트는 20만 9000원, 후디는 74만 5000원. 모두 1시간 내에 품절됐다.

소비자들이 기꺼이 ‘베트멍’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패션계를 뒤흔들 정도로 혁신적인 디자인이 그 답이다. 손을 덮을 정도의 긴 소매, 그 소매를 따라 굵게 새겨진 레터링, 폭 넓은 바지 등은 ‘베트멍’을 상징하는 스타일이 됐다.
이번 ‘베트멍’의 개러지세일 이벤트는 신선함, 남다른 디자인 등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소비자는 지갑을 연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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