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캐주얼의 애슬레저 역습
2019-07-15서재필 기자 sjp@fi.co.kr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협업 통해 애슬레저 가능성 입증

'FCMM' '아키클래식'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로 확장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 애슬레저 마켓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애슬레저 본질인 활동성에 트렌디한 스타일을 더해 새로운 패션 카테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애슬레저와 스트리트 캐주얼은 본래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1980~90년대 서브컬처에서 영향을 받아 시작된 스트리트 문화를 이끈 주인공들이 바로 '챔피온' '나이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이기 때문이다. 이 당시 웨어러블하면서도 패션성을 가미한 애슬레저를 선보이며 전세계 패션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영향을 받은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FCMM' 'LMC' 등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 역시 이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은 최근 다양한 전략으로 커져가는 이 시장에서 자신들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 X 고어텍스’ 2차 협업 컬렉션


◇ 스트리트, 애슬레저 트렌드에 날개 달다

최근 트레이닝복이 백수의 상징에서 패피의 핫아이템으로 위상이 달라졌다. 후줄근하다고 여겨지던 복장들이 '힙한' 애슬레저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카테고리 확장 개념에서 애슬레저는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패션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스트리트 캐주얼은 활동성과 패션성을 더해 셀럽 패션으로 이름을 떨치며, 1020대들의 독보적인 애슬레저 영역을 구축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널디'를 꼽을 수 있다.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 트랙 세트는 지코, 아이유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입는 핫 아이템으로 유명세를 탔다.

어센틱 스포츠 '챔피온' '휠라' '엘레쎄' '엄브로' 등에서 'MLB' 'NBA' '지프' 등 스포츠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캐주얼 브랜드까지 스트리트 감성을 받아들이면서 스포츠와 캐주얼을 넘나드는 애슬레저로 연일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 애슬레저 DNA, 스포츠&아웃도어 협업 이끌어

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대표는 "아노락 집업, 후디, 조거팬츠 등으로 대표되는 스트리트 패션은 활동성과 트렌디를 겸비한 애슬레저의 한 갈래"라며 "스트리트 캐주얼은 결국 글로벌 스포츠의 어센틱 라인과 같은 애슬레저 DNA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들은 글로벌 스포츠와 협업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서로 다른 소비층을 공유하고 시장을 넓힌다는 것이 목적이지만, 두 카테고리는 결국 전 연령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통 분모가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커버낫'은 지난해 8월 '리복 클래식'과 두 차례 협업을 통해 가을과 겨울을 모두 아우르는 애슬레저 상품을 출시했다. 1차 협업에서는 트랙 재킷 및 팬츠, 보아 재킷 등 트렌디한 애슬레저를 선보였으며, 2차에서는 '리복'의 보온성 패딩에 '커버낫'의 레트로 무드를 더한 숏패딩을 출시하며 전년대비 200% 매출 신장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커버낫'은 운동화, 가방, 스윔웨어 등 라인 확장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노지윤 '커버낫' 팀장은 "최근 글로벌 서핑 브랜드 '오닐'과 협업해 첫 래쉬가드 제품을 선보였다. 다양한 협업을 통해 여태껏 하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카테고리마다 기능과 패션성을 모두 갖춘 킬러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지난해 고어텍스와 협업한 컬렉션들을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무대에서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올해 4월 두 번째 협업을 진행했다. 고어 윈드스타퍼(바람막이) 소재를 활용한 아노락 세트와 러닝화를 선보이며 마니아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뉴발란스'와 손잡고 출시한 스포츠웨어 컬렉션의 초도 생산 물량 2000장을 일주일 만에 완판하는 등 애슬레저 시장 진입에 대한 가능성을 검증했다.


지난 2월 출시한 ‘디스이즈네버댓 X 뉴발란스’ 시티 스포츠웨어


뉴트로 장인이라 불리는 이대웅 디렉터가 전개하는 '크리틱'은 올해 초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함께 젊은 아웃도어 캡슐컬렉션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지향하는 '프리즘웍스'는 이번 여름 시즌과 가을ㆍ겨울 시즌 두 차례 '펜필드'와 협업을 진행한다.

안종혁 '프리즘웍스' 대표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아재 패션'이라는 묵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스트리트 캐주얼과 협업을 시도한다. 우리 역시 다이마루를 벗어나 고어텍스라는 기능성 소재로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아웃도어와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스포츠 오리지널리티로 애슬레저 시장 진출

찬스월드(대표 박찬영)에서 전개하는 'FCMM'은 론칭부터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콘셉으로 시작해 애슬레저 시장 공략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론칭 초기 트랙 세트와 트레이닝 쇼츠 등 어센틱 라인으로 출발해 러닝화, 레깅스, 슬리브 등 애슬레저 '버닝' 라인으로 확대했다. 최근 '토니모리'와 협업해 아웃도어 활동 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선케어 제품 3종을 출시하면서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있다.

박찬영 찬스월드 대표는 "'FCMM'은 패셔너블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어반 스포츠웨어를 지향한다"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스포츠웨어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고 다양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기능성에 초점을 둔 퍼포먼스 라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CMM’ 레인보우 트레이닝 세트


올위메이크이즈(대표 남수안)의 '아키클래식'은 최근 어글리슈즈 '고스트'를 출시해 두 달 만에 2만족 이상 판매하며 새로운 어글리슈즈 강자로 떠올랐다. 운동화로 스포츠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한 후 레깅스, 스윔웨어, 트레이닝 세트 등 애슬레저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아키클래식'이 지난 2월 출시한 트레이닝 세트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혜나 운동복'으로 입소문을 타며 1020세대 사이에서 데일리 스포티 캐주얼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활동성에 중점을 둔 루즈핏 래쉬가드도 출시 두 달 만에 1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확장하고 있는 애슬레저 라인의 반응이 좋다.


‘아키클래식’ 루즈핏 래쉬가드


남 대표는 "'나이키'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바로 신발에 정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키클래식' 역시 신발로 시작한 스포츠 DNA를 다양한 라인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왁티(대표 강정훈)의 '골'은 축구에 스트리트 캐주얼을 입힌 콘셉의 새로운 풋볼웨어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축구와 패션이 만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스포츠 컬처 콘텐츠&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스포츠 브랜드와는 반대로 캐주얼 라인에서 시작해 전문적인 퍼포먼스 라인으로 확장하는 역주행 전략으로 애슬레저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캐주얼 풋볼웨어 ‘골’ 2019 SS 룩북


강정훈 왁티 대표는"기능성 스포츠웨어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와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잘하는 부분"이라며 "우리는 '골'을 통해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패션의 본질에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