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온라인 브랜드 ‘이번엔 면세점이다’
2019-05-01서재필 기자 sjp@fi.co.kr
중국 고객 잡기 위한 볼륨 채널로 부상

아크 메드라비·널디·키르시 성과 검증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전경


면세점이 국내 온라인 브랜드들의 새로운 경쟁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메이드인코리아'에 대한 외국 관광객들의 수요가 늘어나 면세점들도 국내 브랜드들의 입점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온라인 브랜드들이 면세점의 주 타깃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중국 패션 시장에 유행 중인 스트리트 캐주얼 감도로 중국 1020세대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어 면세점 입장에서도 새로운 매출 견인차 역할이라며 반기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은 전년대비 180%까지 올라섰다.


한 롯데면세점 MD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아닌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라며 "감각적인 디자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선보여 해외 고객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시장의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 메드라비' 신라면세점 제주점 매장


◇ 선글래스부터 스트리트 캐주얼까지 K패션 열풍


온라인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성공한 대표적 사례는 바로 '젠틀몬스터'다. '젠틀몬스터'는 2015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국내외 흥행과 함께 전지현(천송이 역) 선글래스로 입소문을 탔다. 이와 함께 국내는 물론 홍콩, 싱가포르 등 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K패션 브랜드들의 면세 시장 입성의 길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MLB' '보이런던' '휠라' 등도 면세점 스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브랜드 중 면세 시장의 문을 가장 먼저 두드렸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는 바로 '아크 메드라비'다. 올해 1월 롯데면세점 소공동점에서 팝업스토어로 시작해 현재 정식 매장으로 안착했다. 오픈 이후 현재까지 매달 12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실제 '아크 메드라비'는 롯데면세점 소공동점의 성과에 힘입어 지난 4월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이어 매월 주요 면세점 3사의 전국 면세점에 '아크 메드라비' 매장을 순차적으로 입점시킬 방침이다.


멀티넥스(대표 이민경)에서 전개하는 '널디'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명동점에 입점했다. 강남점 오픈 초기 높은 매출로 면세점 내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외에도 백화점 MD들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전국 롯데와 신세계에 38여개 단독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널디' 관계자는 "면세점 채널은 다른 유통 채널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적합한 채널로 판단해 꾸준히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민 대표가 이끄는 '키르시'는 체리 로고와 키치한 감성의 색감으로 중국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롯데, 신세계, 두타면세점에서 러브콜을 받고 8개 면세 매장에 입점했다. 올해 내 신라면세점과도 입점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논의 중이다.


'널디'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입점을 알리는 홍보 포스터


◇ 면세점, 온라인 브랜드의 新격전지로 부상


온라인 브랜드들의 이같은 성과는 매출 확보를 위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면세점과 중국 고객들을 잡기 위한 볼륨 채널이 필요한 브랜드의 니즈가 상충한 결과다. 이에 면세점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들이 늘었으며, 면세점에서도 온라인 브랜드 모시기에 적극 나섰다.


알엠티씨에서 전개하는 '로맨틱크라운'은 올해 하반기부터 면세점 입점을 본격화한다. 현재는 롯데면세점과 위치 및 시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중국 i.t 25개 매장에서 50여억원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던 중국 비즈니스에 더욱 탄력을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성 '로맨틱크라운' 대표는 "해외와 국내 고객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면세점은 최적의 채널"이라며 "인기 상품 카피를 방지하기 위해 면세점을 위한 라인을 따로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의 '앤더슨벨'은 두타면세점 독점으로 면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입점 예정은 2020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기존 면세점보다 넓은 규모에 '앤더슨벨'의 감도를 잘 전할 수 있는 인테리어로 꾸며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 고객들까지 모두 포섭하겠다는 의도다.


◇ 면세 사업 돕는 에이전시 통한 루트도


온라인 브랜드들의 면세점 입점에는 면세점MD들의 직접적인 제안과 함께 면세 에이전시를 통한 입점 방법도 있다. 면세 에이전시는 면세점과 브랜드를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며 파트너 브랜드의 행사 기획 및 영업 대행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로맨틱크라운' '앤더슨벨' '키르시' 모두 면세 에이전시를 통해 입점한 케이스로 에이전시에 면세 영업 권한을 위임해 진행 중이다.


'키르시'의 경우 모던웍스(대표 김진용)를 통해 두타면세점에 입점했다. 모던웍스는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도입 및 럭셔리 브랜드 수입 회사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면세 대행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면세 에이전시 기업 피앤에프인터내셔널(대표 장육희)은 '럭키슈에뜨' '페이유' '해리메이슨' '폴스부띠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파인드카푸어'도 이 회사를 통해 면세 시장에 진출했다. 그 외 1984년 '루이비통'을 국내 면세점에 입점시킨 부루벨코리아를 비롯해 에스아이플래닝, 렛어셀 등도 면세 입점을 대행하는 대표적 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