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잔치, 이제 내실있는 성과 만들어야
2017-10-01강경주 기자 kkj@fi.co.kr
바이어 붙잡을 방법은?


 
서울의 가을이 패션으로 물든다. 프리뷰인서울부터 인디브랜드페어, 패션코드, 서울패션위크까지 섬유·패션 이벤트가 열려 한국 패션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계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 정부 기관과 지자체가 주최하는 우리의 패션 행사들은 매 회 늘어나는 참가사와 방문객, 상담 수주액 등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거듭된 회차에도 사업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홍보 또한 부족해 질적 성장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내 바이어의 발길이 끊기고 국내외 정세로 인한 해외 바이어의 감소로 트레이드쇼 현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핵심은 킬러 콘텐츠, 매니지먼트 나서야
“핵심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품성이 아닌가. 지금의 서울패션위크는 글로벌 바이어들의 메인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다. 영향력 있는 바이어, 미디어에게 우리의 디자이너와 콘텐츠를 알리는 것이먼저다.”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괄감독은 지난 3월 행사를 앞두고 브랜드의 상품성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외 바이어가 행사장을 찾게 하려면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참가사의 숫자에만 매몰돼 참가 비용 지원에 매달린다면 악순환의 반복일 뿐이다.

이러한 킬러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매니지먼트가 절실하다.

지금의 글로벌 한류이 있기까지는 SM, YG, JYP 등 매니지먼트 기업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한류가글로벌로 뻗어나간 데에는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고 적재적소에 유통하는 전략 등 전문 스킬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기업과 디자이너들은 “지원 사업의 물줄기를 전시 지원보다는 브랜드 자체의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팅으로 틀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르돔, 하이서울쇼룸(구 차오름)과 같은 정부 지원사업과 서울쇼룸, 101글로벌과 같은 민간 쇼룸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프랑스의 사례처럼 국내외 전시회 참가와 현지 영업활동 및 홍보, 청년 디자이너들의 창업 지원과 중소기업 컨설팅 등을 전담하는 일원화된 창구가 필요하다. 중소 규모 전시와 홍보 프로모션을 끊임없이 직접 조직하고 회원사를 참여시키는 매니지먼트 플랫폼의 등장이 절실하다.


맞춤형 홍보가 바이어 부른다
대부분의 전시 참가사들은 수출을 목표로 삼고 전시회를 찾는다. 하지만 사드 정국으로 중국 바이어들의 대규모 참관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진출과 수출은 난관에 처했다. 이에 패션코드는 일본과 동남아 바이어 유치에 힘을 쏟았지만 참가사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했다. 초청 바이어의 대부분이 사전 매칭에 따른 부스만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외의 브랜드와는 상담이 이뤄졌어도 의미 있는 결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은 국내 바이어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유통가가 아닌 패션기업들과의 만남을 원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졌다. 위탁 구조가 대부분인 국내 유통 환경에서 수주를 기대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는 패션기업과의 협업, M&A 등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는 국내외 바이어, 패션기업을 타깃으로 한 집중 홍보가 선행된다면 참가사와 바이어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티비에이치글로벌(구 베이직하우스)은 2014년 제화 브랜드 ‘스펠로’를 인수했다. 2012년 인디브랜드페어를 시작으로 다양한 페어에 참가해왔던 ‘스펠로’를 눈여겨봤던 것. ‘스펠로’는 현재 서울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와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을 비롯해 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중국 신발 대기업인 바이리 그룹의 신발 전문 브랜드 ‘타타’에 홀세일 유통도 시작했다.

이윤호 티비에이치글로벌 ‘스펠로’ 이사는 “티비에이치글로벌과 만나면서 R&D에 집중할 수 있었고 확실한 유통망까지 갖춘 어엿한 슈즈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진정으로 좋은 콘텐츠를 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잠재력이 있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디자이너와의 매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패션코드. 행사 첫날 오후 시간이었지만 바이어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