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 ‘브랜딩에 투자하고, 실리는 챙기고’
2017-08-01정인기 기자
직접 투자 줄이고 홀세일 Biz 모델 각광
CYB 통한 브랜딩...中 사업파트너 연결 최적


홍콩 i.t는 중국사업을 확장하며 상당수 점포에 ‘스타일난다’ ‘로켓런치’ ‘랩’ 등 한국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또 ‘보이런던’은 중국 파트너의 영향력으로 300여 개 A급 점포를 운영 중이다.

‘사드 정국’ 영향으로 국내 패션기업들의 중국사업 형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간 패션기업들은 직접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백화점에 직영점을 오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매장 개설에 필요한 영업은 물론 제품의 물류, 세관 통관, 판매사원 관리, CS에 이르기까지 한국기업이 비용과 리스크를 책임지는 형태였다. 이러한 직접 투자는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기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으며, 이랜드와 TBH글로벌(구 더베이직하우스) 등 성공신화를 만드는 배경이 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수시장이 본격적인 성숙기에 진입하고, 특히 올 상반기 ‘사드 정국’에서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세관에서부터 고용관리, 세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료가 유리벽처럼 노출된 외자(外資)기업으로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중국 사업파트너를 통한 홀세일 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아시아 대표 리테일그룹 i.t 매장 입구에는 한국 ‘스타일난다’가 간판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매장 내에는 ‘랩’ ‘로우클래식’ ‘로켓런치’ ‘노이어’ 등 한국 브랜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i.t에서 수주 사입한 한국 제품이며, 판매 일체를 i.t가 책임지고 있다. i.t는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는 물론 칭따오와 같은 지역 대도시에 들어서는 복합쇼핑몰에도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한국 브랜드는 매장 인테리어나 재고 부담없이 중국사업을 펼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보이런던’은 최근 중국 청소년들에게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다. 2~3년전부터 중국시장서 붐을 탔으며,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유통망이 꾸준히 확장세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3월 중국 최대 패션전시회인 CHIC(CYB관)에 참가하면서 주목받았으며, 이후 1년간 유통망이 2배 늘어났다.

윤영태 보이런던코리아(www.boylondon-ltd.com) 사장은 “초기에는 직접 투자했지만, 운영이 쉽지 않았다. 현재 총대리상을 만나면서 마케팅전략과 판매방식을 수정했다. 특히 한국 회사는 디자인개발과 소싱에 집중하고, 중국 파트너가 유통을 책임졌다. 이 과정에서 유력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핵심에 중대형 매장이 오픈됐으며, 파워풀한 마케팅도 병행됐다”며 중국 파트너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 본사는 디자인 인력을 확대했으며, 중국 칭따오와 연계한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원가 대비 판매가 배수를 높였다.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는 “중국은 대리상이 유통의 핵심이다. 한 명의 성(省)대리상은 수십에서 수백명의 대리상을 움직이기 때문에 이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마진율 구조가 필요하다. 최근 i.t를 비롯한 편집숍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중이며, 한국 브랜드가 이들과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디자인은 기본이고, 얼마나 경쟁력 갖춘 공급가격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부터 중국 메이저 치피량그룹의 경영 컨설팅을 진행중이다.

최근 이슈를 모았던 ‘밸롭(www.ballop.co.kr)의 사례에서도 분명하다. ‘밸롭’을 전개하는 지티에스글로벌은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3회에 걸쳐 CYB에 참가했으며, 그 과정에서 중국 후이메이 그룹과 만났다. 양사는 지난달 27일 중국 광저우에서 3년간 250억원을 수주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7월 중순부터 티몰과 웨이핀후이, 징동 등 중국 내 주요 이커머스에서 ‘밸롭’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후이메이는 중국 내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을 전담하며, 지티에스 글로벌은 중국 푸젠성 진강에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공급가 베이스의 적정 마진율을 적용함으로써 초기 진입장벽은 낮추고, 볼륨화 시킨다는 전략이다.

‘트위(www.twee.co.kr)’를 전개중인 티엔제이의 중국사업 파트너는 이랜드그룹(트위)과 치피량그룹(민트블럭). 티엔제이는 상품기획과 공급을 전담하고,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양대 메이저가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내 ‘트위’는 최근 10여 개로 유통망이 늘어났으며, ‘민트블럭’은 50여 개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동남아지역도 홀세일이 기본이며, 쿠알라룸푸르 1호점에 이어 올 10월에는 싱가포르에 330㎡ 규모의 2호점, 내년 1월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동남아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모두 현지 유통기업이 수주 사입하고, 인테리어와 광고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스타일난다’를 전면에 내세운 칭따오 완상청 i.t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