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수익 개선’, 수수료 인상이 만병통치약?
2017-07-01이채연 기자 leecy@fi.co.kr






가을 정기 MD개편을 앞두고 대형유통 입점 수수료가 술렁인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은 0.5~1%씩 야금야금 올려왔던 백화점 행사판매 마진과 함께 아웃렛 수수료 인상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유통 빅3 중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아웃렛 수수료율을 적용했던 현대는 올 봄에 이미 입점사 대상으로 개별 수수료 인상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입점 브랜드 다수가 판매금액 대비 수수료를 내는 특정매입에서 매출 대비 수수료에 기본 월세를 내는 임대을로 입점 조건이 바뀌게 됐다. 이 같은 조건에 재계약을 한 브랜드들은 평균 2~3%의 수수료를 종전 보다 더 내게 됐다.   


롯데는 대물량 중저가 여성 영 캐주얼 브랜드들의 아웃렛 수수료를 정조준하고 있다. 올 4월 25일 상품본부에서 협력사 간담회를 갖고 수수료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한 후 현재까지 개별 브랜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롯데아울렛광주월드컵점


롯데가 간담회를 통해 밝힌 표면적인 수수료 인상 이유는 이렇다. 이월 재고 판매 창구여야 할 아웃렛에서 백화점과 동일한 당 시즌 신상품을 할인판매하는 브랜드들 때문에 같은 상품을 백화점에서 제 값 주고 산 소비자들의 민원이 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아웃렛에서 정상상품 구성비가 더 이상 높아지는 상황을 막아야 하니 가을부터 신상품 매출을 등록하는 ‘정상 품번’ 결제 코드를 따로 주겠다는 것이다. 각 브랜드 매장에서 새로 부여되는 ‘정상 품번’으로 매출을 등록할 경우 종전보다 아이템 당 판매 수수료가 3~4% 가량 높아지게 된다. 아웃렛 전용 특가 상품의 경우는 ’정상 품번’ 대상에서 제외했다. 롯데는 이 같은 내용을 MD를 마친 8월 말 경부터 적용하기로 재계약 대상 브랜드들과 협의하고 있다. 현재 여성 영 밸류 조닝 수수료는 관리비를 포함해 20~21% 수준이고, 정상이나 행사판매 구분이 없는 통마진 체계다.

‘소비자 기망행위’를 막겠다는 데에야 언뜻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같은 상품을 백화점과 아웃렛에서 동시 판매할 경우 같은 상품에 다른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기현상을 겪어야 한다. 물량이 크다면 원가 산정부터 기존의 수익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브랜드들이 수수료 인상을 알면서도 정직하게 ‘정상 품번’을 등록할 지 롯데가 알 방법이 없다. 협력사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사 사업본부장은 “결국 수익 개선이 절실한 롯데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는 이야기”라면서 “같은 상품을 백화점에서 팔면 30% 넘는 수수료를 내는데 아웃렛에서 20% 조금 넘게 내며 편법 영업을 해왔으니 고통분담 차원에서 딜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92%를 정점으로 작년까지 5년 연속 미끄러져 반토막이 났다. 작년 3분기는 2011년 이후 분기별 영업이익률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올 2월 취임한 강희태 대표의 부담이 컸고 결국 여성팀이 총대를 매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B 사 영업본부장은 “아웃렛 수수료가 그다지 높지 않았고 어차피 롯데와 일을 해야 하니 총 매출의 10% 정도를 정상 품번으로 등록해 수수료로는 1% 가량 올려주는 선에서 협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처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넘어가겠다고 하면서도 입점사들은 여전히 ‘갑’에 물을 것이 많다. 수익률 하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왜 해법은 매번 수수료 인상에서 찾으려 하는가. 가장 쉽고 효과적인 구조조정부터 물류 시스템 개선 시도 등 수익개선 방안은 여러 가지다. MD 채우기에 급급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다음 스텝을 고민할 시점은 아닌지, 인터넷몰과 TV홈쇼핑, 백화점, 아웃렛이 차별화 전략 없이 파이만 나눠먹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