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밀리오레 에서 찾아낸 중저가 쇼핑몰의 미래?
2001-03-25조은희, 유정원 기자 hope@fashioninsight.com

쇼핑객으로 넘쳐나는 밀리오레
지하철 2, 4, 5호선이 모두 만나는 동대문운동장역. 지상으로 올라서면 벌써 바글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이리저리 몸이 치일 정도다. 지하철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커다란 건물 하나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물 전면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포스터가 눈길을 끌고 정문 출입구 옆은 휘황찬란한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로 왁자지껄하다.
건물 안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라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 지하 2층부터 7층까지의 모든 매장들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밀리오레에 입주해 있는 상인들은 “확실히 불경기라 매출은 줄었다. 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대문 밀리오레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것일까?
동대문 밀리오레 매장에 빼곡이 들어찬 물건들은 어찌됐든 일단 ‘동대문표 시장물건’이다. 그러나 이전의 시장이 ‘뭔가 지저분하고 정리되지 않은 불편한’ 곳이었다면 밀리오레는 시장보다 ‘깔끔하고 정돈되고 편리한’ 쇼핑공간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네모 반듯한 박스형의 매장에는 각각의 상품들이 보기 편하게 코디돼 있다. 매장 전체의 상품들도 여성복, 남성복, 잡화, 구두 등으로 층별로 나뉘어 있다. 커다란 주차장도 마련돼 있고 8, 9층에는 식당가도 있다.
동대문 밀리오레는 시장 물건들을 백화점 식으로 예쁘고 깔끔하게 포장해서 정리해 놓은 ‘진화된 시장’인 것이다.

싸고 선택의 폭이 넓어 찾는다
사람들이 밀리오레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싼 가격’과 ‘많은 물건’때문.
대학교 새내기인 이형민(19세, 회기동)씨는 “무엇보다도 가격이 싸니까 오게 된다. 상품이 많아서 한눈에 확 들어오니까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걸 볼 수 있다”며 “물건이 많은 만큼 선택의 폭도 넓다. 이리저리 다니면서 가격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타나 거평 프레야 등에 비해 편리한 교통환경으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밀리오레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중의 하나다.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최승윤(25세, 분당)씨는 “지하철에서 내려서 걷다보면 제일 먼저 나오니까 두타에 비해 더 자주 들르게 된다. 밀리오레 한군데만 돌아봐도 지치고 피곤해서 다른 데는 못 들르고 그냥 집에 가게되는 편”라며 “버스편도 많아져 편리하다. 버스 정류장도 바로 앞에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매장을 메운 학생들과 매일같이 벌어지는 댄스 공연, 이벤트로 인한 ‘젊고 활기찬 분위기’와 ‘볼거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주부 이자경(27세, 잠원동)씨는 “집에만 있다가 이곳에 오면 젊은 사람들도 많고 재미있는 행사가 있어 좋다”며 “쇼핑도 쇼핑이지만 바람 쐬고 사람들 구경도 할 겸해서 들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지하 2층과 8, 9층에 자리잡은 파파이스, 롯데리아 등의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들도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직장 2년차인 이지연(24세, 대림동)씨는 “여기는 다른 동대문 상가들에 비해 먹을 데가 많아서 좋다”며 “주로 새벽에 쇼핑하러 오는 편인데 그때까지도 영업을 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똑같은 상품만 많고 싸지도 않다
그러나 연령층이 높고 이제까지 밀리오레를 자주 찾았던 사람들은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대학원생 이해연(28세, 명일동)씨는 “여기가 다른 데에 비해서 특별히 싸다는 생각은 안 든다. 명동이나 이대와 비슷한 편”이라며 “상품도 가짓수는 많아도 어딜 가나 대부분 비슷비슷한 스타일이라 눈에 띄는 집이 별로 없다”는 얘기를 해 ‘싸고 많다’는 의견에 상반되는 입장을 보였다.
아이를 데리고 온 주부 강정숙(31세, 고덕동)씨는 “물건이 많은 건 좋지만 막상 둘러보면 살만한 게 별로 없다. 사이즈도 작게 나와 못 사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며 “좀더 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스타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즉 똑같은 시장상품인데 이대나 명동에 비해 별로 싼 것도 모르겠고, 상품들도 지나치게 10대 위주의 동일한 스타일이어서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몰려다니는 학생들과 집객을 위한 댄스 공연, 이벤트 등의 행사에 대해서도 ‘싫다’는 목소리가 많다.
주부 양혜정(32세, 반포동)씨는 “밀리오레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조금만 돌아다녀도 피곤하고 지친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무서울 정도”라며 “요즘에는 밀리오레보다 두타에 더 자주 가는 편이다. 통로도 넓고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아서 오히려 쾌적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강연정(20세, 일산)씨는 “이벤트라고 해도 매일 똑같은 걸 하니까 별로 관심도 안 간다. 친구들도 다 시큰둥해 한다”라며 “10대들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