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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경영 키워드 - 중국, 디지털, 소비자
김묘환 CMG 대표  입력  01-01  
CHINA, Digital, Consumer



◇  전환시대의 실체

지난 1월 2016년을 시작하면서 국내 패션 산업의 전망에 대해 <클리프행어>라는 영화 제목을 이야기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2016년 한해는 정말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여러모로 <클리프행어>처럼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한 해로 기억 될 듯하다.

2016년을 예측하면서 모든 국면에서 전환기를 맞이한 한국 패션 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이야기했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불러온 ‘가격 이미지 왜곡' 현상은 한국 패션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기존 브랜드나 상품에 대해 신뢰를 주지 않게 됐다. 원가우위경쟁력(cost leadership strategy)으로 무장한 인디텍스(Inditex)나 H&M 같은 글로벌 세력들이 내세운 보편성이 기존의 유통 채널을 장악하며 소비자들의 뇌 일부분을 잠식하고 기존 채널 패러다임의 타성에 지친 아날로그 시대 브랜드들과의 경쟁을 뿌리치고 새로운 관심사에 빠져들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더불어 온 사회계층으로 확대된 가치소비 현상이 반영된 이중적 소비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들의 확산과 더불어 기존 브랜드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말 틀리지 않은 예측이었음을 필자는 물론이고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2016년은 프랑스 테러,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등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패션 소비자들을 더욱 까다롭고, 더 분별력 있고, 더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패션 구매는 지극히 감성적인 구매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불확실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에는 당연히 구매 가능성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패션기업들은 소비자의 구매 의지가 떨어져있을 때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수요 감소와 같은 단기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중국, 디지털, 소비자

지난 12월 중순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컴퍼니(McKinsey& Company)가 패션업계의 포츈(Fortune)지라 불리는 보프(the BoF, Business of Fashion)와 공동으로 세계 패션시장에 대한 전망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패션시장의 규모는 2016년 기준 2조4천억 달러에 달했다.

이 어마어마한 수치를 이해하기 쉽게 국가로 비유해보자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인 브라질의 총생산보다 더 큰 규모라 할 수 있다. 패션 산업은 실로 우리가 생각하는 규모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산업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맥킨지는 이 리포트에서 2016년을 불확실성의 시대와 중국 경제의 멈춤으로 글로벌 경제를 풀이했고 소비자 측면에서는 디스카운트 시대와 소비자와의 밀착 그리고 디지털의 지속적 영향력 증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의 붕괴와 비용절감, 즉각적인 만족 제공, 창조성의 위기 봉착, 사회적 책임을 근간으로 하는 혁신 등이 패션시장의 내부적 문제라고 정리하고 있다. 더 쉽게 표현하면 중국, 디지털, 소비자(China, Digital, Consumer)라고 키워드를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맥킨지의 언급대로 중국의 패션 의류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느림보 성장을 경험했다. 중국의 의류 매출은 2016년 1조7882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전년 대비 4.2 %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2003-2012년에 이르는 10년 동안 연평균 25%를 상회하는 신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의 패션산업계는 이를 심각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를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중국의 스포츠웨어는 2015년 가장 높은 판매 성장률을 보이며 2015년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의류 시장 중 가장 큰 부문을 점유하던 여성복 시장을 추월했다.

판매 채널의 경우에도 전문 소매 업체 및 백화점은 오랫동안 중국의 의류 및 신발류 유통 채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유통 채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빠른 판매 쇠퇴를 보였다. 지금 언급한 두 채널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소매 판매 채널로 급성장한 이커머스에 자리를 빼앗겨 버린 것이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기억된 2016년 이후, 맥킨지의 분석은 2017년 전세계 패션시장이 2.5~3.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패션 대기업들(특히 력셔리 부문)은 2017년 어떤 종류의 회복도 기대하지 못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맥킨지의 2017년 예측은 변동성의 심화와 중국의 귀환가능성이 패션시장의 질서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패션 산업의 도시 기반 전략이 국가 기반 전략보다 우선시 되는 어반 엔진(Urban Engin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인구 천만 이상의 메가 시티(Mega City)가 2020년까지 전세계 60개까지 늘어날 것이며 급속히 성장한 부유한 도시의 신흥 계층이 새롭게 패션의 진화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도시가 근간이 되는 분석임에 틀림이 없다. 예측이긴 하지만 중국 톈진이 2025년 스웨덴의 GDP와 같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맥킨지는 소비재 시장에서 도시화의 영향력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기업인데 특히 패션시장의 경우에는 더욱 그런 분석을 하는 경향이 있다. 2025년에 패션 카테고리별로 영향을 미칠 도시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의류는 일본 도쿄, 신발과 스포츠 의류는 뉴욕, 주얼리와 가방류 등 상품은 홍콩이 가장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면서 베이징, 상하이, 충칭, 광저우, 선전, 톈진 등이 주요 신흥 패션 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패션산업 내부시스템과 관련해서는 혁신과 변화 그리고 자본시장의 적극적 참여로 기업 오너십이 흔들리는 일을 예측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여전히 날카로운 소비자와 세대간 연결 문제 등이 패션기업들에게 과제로 대두될 것이고 웰니스 시대가 패션 상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이커머스가 변화 주도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에도 온라인 소매업은 중국의 패션류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판매 채널이 됐다. 온라인 소매 시장에서 2011년 3.4%에 불과하던 의류 및 신발류 비중이 2014 년에는 5.2 ppts 증가하며 총 소매 매출의 20.8%까지 차지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해 온라인 브랜드와 오프라인 브랜드를 동시에 구축하는 외국 기업의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패션 시장의 추세를 카테고리 별로 나눠보면 스포츠웨어를 제외한 모든 카테고리의 성장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많은 중국 패션 리테일러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체험 상품 스토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광저우의 ‘아디다스’ 플래그십 스토어나 난징의 ‘홍두(Hodo)’ 매장 등이 VR 패션 쇼, 매직 미러 및 체형 맞춤형 서비스, DIY 뷰티 워크숍이나 요리 강습과 같은 지역 밀착형 라이프스타일 워크숍 등의 다양한 인터랙티브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상승 시키는 노력을 체험 스토어에서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자연스럽게 이커머스의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와 맞물려 다른 기업들에게도 빠르게 확산해 나가는 추세다.

또한 중국의 패션 기업들은 업종다각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2016년 닝보의 남성복 브랜드인 '야거얼(Youngor)’은 중국 국영 투자 회사 시틱(CITIC)의 홍콩 상장 자회사인 시틱 유한회사(CITIC Limited)의 지분 약 8억5900만 주에 대해 119억 위안을 투자하며 금융 서비스 분야에 진출했다.

또 여성복 브랜드 '라샤펠(La Chapelle)’은 한국의 ‘세가프레도 자네티 에스프레소 카페(Segafredo Zanetti Espresso Cafe)’ 라이선스를 보유한 홍콩 기반 커피 전문점 'TNPI'에 2470만 위안을 투자하며 20.75% 지분을 확보하고 F&B에 진출했다.

또한 대표적인 중국 아웃 도어 브랜드인 ‘탄루저(Toread)’는 여행사 이지 투어(Easy Tour) 지분 75%,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플랫폼인 ‘뤼예(Luye.com)’의 지분 57%, 북극 및 남극 모험 여행사 트리플로서스(Tripolers)의 지분 56%를 인수하여 여행 서비스 부분에 상당한 자본 투자를 하면서 여행업 부문에 진출했다.

비즈니스 확장 및 운영 규모를 재정립하기 위해 많은 패션 회사들이 2015-2016년에 걸쳐 기업 공개를 단행했는데 한국과도 많은 인연이 있는 순수 온라인 패션업체인 한두이서(Handu Group), 리에보(Liebo) 및 휘메이 그룹(Huimei Group)은 애초에 ‘타오바오’의 작은 상점으로 시작된 ‘인만(Inman)’ 및 ‘츄위(Toyouth)’의 모회사로 출발,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IPO에 뛰어 들었다. 온라인 베이스가 아닌 기업 중에는 선전 기반의 거리스(Ellassay)는 상하이 증시에, 항저우 기반의 JNBY는 홍콩 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지만 이 또한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면서 IPO가 가능했다.




◇  이커머스 마케팅

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국내 패션산업과 함께 되돌아 보자. 맥킨지의 자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현재 글로벌 패션시장의 키워드는 중국이고 중국 패션 시장의 키워드는 이커머스다. <표-3>의 2016년 광군제 실적표에 드러난 20개 브랜드 중 8개가 글로벌 브랜드이고 나머지는 이미 중국 브랜드들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국 패션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한국 패션은 동대문 소싱을 진행하는 ‘한두이서’ 정도에서 발견 할 수 있을 뿐 어떤 영양가 있는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실이 중국 시장에서 한국 패션의 영향력이라는 것이 이정도 뿐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바로 한국 패션 산업인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가 어떻니 CBT가 어떻니 중국쇼룸 비즈니스가 어떻니 하면서 실상 손에든 성적표는 이렇게 초라하다. 그까짓 중국 시장하면서 외면해 버리기엔 이미 중국 패션시장은 글로벌 패션 시장과 동격이 됐고 여기서 자리잡지 못한다면 한국의 패션 산업은 21세기에도 변방의 의미 없는 존재로밖에 남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패션의 생명이라는 다양성, 다변성, 독창성을 지난 세기에 헌신짝처럼 팽개쳐버린 과오가 있다. 이 같은 과오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잠식시키고 우물 안 개구리로 존재하게 만든 뼈아픈 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다시 불어오고 있는 새로운 시장 기회에 있어서도 정확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실기한다면 한국 패션기업들은 글로벌 전장은커녕 자국의 전장에서도 내몰리고 마는 혹독한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실은 새로운 주변국(물론 중국이다)의 성장이라는 기회의 양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때라는 가정이 있긴 하지만 지금 한국 패션산업이 당면한 현실은 현재의 유지가 아니라 혁신을 통한 새로운 질서의 구축이 아니면 돌파하기 힘든 난관이라는 분명한 시그널 앞에 서 있다고 본다. 20여 년간 중국시장에 열심히 공을 들여왔던 국내 패션 기업들에게 감히 말해본다. 중국에 남은 기회의 시장은 이마켓(E-Market) 뿐이라고.


중국 의류시장 복종별 추세 2011-2015 (자료원: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


◇ 중국의 이마켓(E-Market)공략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O2O가 첫 번째 접근 방법이다. 국내에서 오프라인을 경쟁력 있게 만든 후 중국의 온라인과 연계해야 한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할 기업이 있을 것이다. 냉철하게 비판적 시각에서 다시 바라보자. 플래그십 하나 운용하지 않는 브랜드가 무슨 O2O 마케팅을 한다고 할 수 있는 지.

모바일과 온라인에 동시 접근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모바일 단독(Mobile-Only) 혹은 모바일 선행(Mobile?First)으로 접근하라.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은 이미 굳건한 만리장성이 돼 버렸다. 마치 국내 백화점 3사가 유통을 전부 장악해 버린 것처럼 말이다.

소셜커머스와 전자가상화폐(E-money)로 무장해라. 중국의 소셜커머스가 제한적이고 통제 받는다는 변명은 중국 모바일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발신하는 모든 정보를 동시에 공유할 수 있다. 단지 드러나지 않게 할 뿐이다.

메일 매거진(mail magazine)은 여전히 효율적인 PR이고 광고행위다. 인터랙티브한 메일시스템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여전히 국내 패션 기업들의 홈페이지는 20년전 수준에서 크게 진화 된 것 같지 않다.

마지막으로 광범위한 가상네트워크와 휴먼 네트워크의 차이점을 분명히 구분해서 접근해라. 지난해 네타포르테(Net a Porte)가 더 큰 덩치의 유스(YOOX)를 인수했을 때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네타포르테의 인간 중심 시스템(Human Work System)이었다. 지나친 투자만큼 어리석은 것이 이마켓(E-Market)에서의 과잉 투자다. 기술의 진보를 따라 하기보다 인간의 감성을 IT세상에 담는 노력이 주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생존 가능성을 담보로 일해야겠다는 기업이나 개인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최초의 접점을 분명히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은 넓지만 우리에게 언제나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 자료원: 펑 비즈니스 인텔리전스(Fung Business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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