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무더위 식혀줄 팬(Fan) 웨어가 온다
2019-07-01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워크웨어에서 스포츠웨어로 확대 추세


일본의 여름은 기온뿐만 아니라 습도도 높아 살인적인 무더위를 자랑한다. 지난해 열사병으로 사망한 인원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178명으로 집계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패션기업들이 발벗고 나섰다. 바로 선풍기가 부착된 팬웨어를 선보인 것. 팬웨어는 이미 많은 건설 현장에서 작업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올 여름부터 스포츠 및 야외활동을 위한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팬웨어는 옷에 소형 팬을 장착해 옷 내부의 땀을 증발시키는 기능성 의류다. 소매와 목 부분으로 열이 빠져나가게끔 만들어 체온을 낮춰주는 원리로 작동된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온도를 4도 정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으며, 팬은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해 꾸준히 사용할 수 있다.



'워크맨플러스' 팬웨어 코너


◇ '프로기어' '데상트' '워크맨플러스' 등 팬웨어 시장 개척


골프웨어 브랜드 '프로기어'는 일본 최대 팬웨어 제작 회사인 '쿠초우후쿠'와 협업한 팬부착 골프웨어 '에어콤포'를 출시했다.

'프로기어'의 로고를 넣은 캐주얼한 디자인의 에어콤포는 한 골프 동호회의 간절한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배터리와 팬 2개의 무게는 고작 450g으로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팬은 허리춤에, 배터리는 전용케이스와 함께 벨트에 장착되어 있다. 강풍모드로 8시간까지 가동할 수 있으며, 자외선 차단, 방수 및 방습 기능도 갖췄다. 7월에는 조끼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프로기어’ 팬웨어 사진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는 지난 5월부터 팬웨어 쿠류우JAC를 출시해 도쿄와 오사카에서 테스트 판매를 진행 중이다. 쿠류우JAC는 '데상트'의 R&D센터인 디스크오사카와 전동 공구기업인 '마키타'가 공동 개발한 팬웨어다. 이 제품은 팬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인한 옷의 부품 현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내부에 설치된 튜브를 통해 바람을 환기시키는 스마트 튜브 기술이 적용됐다.

팬과 배터리는 마키타에서 직접 만들었으며 고밀도 소재인 델타1000을 사용해 옷 내부의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해준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를 신청한 상태이며 조만간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상트'는 2020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팬웨어를 알리고 유통을 확대할 방침이다.


'데상트' 스마트 튜브 팬웨어


작업복 시장의 '유니클로'로 불리는 '워크맨플러스'는 이미 작업용 팬웨어로 다른 브랜드들보다 팬웨어 시장에 한 발 먼저 자리잡았다. 팬웨어의 대중화를 위해 매장 내 전용 코너를 전면에 내세웠다. 반려견과 산책 및 정원 관리 등 야외활동에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팬웨어 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특히 여름철 스포츠 경기를 쾌적하게 관람하고자 하는 니즈를 반영해 인기 프로야구단 한신타이거즈와 손잡고 한정판 팬웨어도 시장에 내놓았다. 새로운 팬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조립형으로 설계했으며, 팬과 의류를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한신타이거즈 경기 관람용 팬웨어


◇ 겨울엔 다운재킷, 여름엔 팬웨어 시대 도래


일본 한 매체의 조사에 의하면 팬웨어 시장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에는 100억엔(한화 약 1000억원)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도쿄 곳곳에서 인프라 구축 공사가 한창인 만큼 대형 건설회사의 현장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팬웨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니시가와 사자 '쿠초우후쿠' 사장은 "최근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한 열사병 대책으로 팬웨어는 건설 근로자는 물론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개인들까지 구매하면서 전년대비 50% 매출이 증가했다"라며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지난 시즌보다 두 배 많은 130만장까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여러 패션기업들이 스트리트 무드를 더해 패션성을 강화하거나, 여성 고객을 겨냥해 핑크 및 레드 등의 색상을 입힌 팬웨어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워크맨플러스'와 같이 스포츠 브랜드들도 여름철 스포츠 경기 관람을 위한 팬웨어 기획에 서서히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산업 관계자들은 이번 도쿄올림픽 열풍과 팬웨어가 가뭄과 같은 일본 스포츠 및 아웃도어 기업들의 침체에 한 줄기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