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日 조조타운, 반등에 필요한 것은?
2019-04-15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CEO 개인이 아닌 기업 공익 위한 ‘거버넌스’ 요구


최근 엔지니어를 모집하는 일본 패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패션테크를 지향하는 조조는 웹서버부터 어플리케이션까지 각 분야의 엔지니어들을 채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조조가 커스터마이징된 패션을 완전 자동화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 주문부터 제조, 배송까지 완전 자동화된 스마트 공장 구축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조조슈트를 입고 인증샷을 공개한 해외 유저들




조조가 일본 패션 산업의 DX(Digital EXperience)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조조슈트로 개개인 맞춤서비스를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생산 프로세스에서도 철저하게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주 내로 공급되는 커스터마이징 상품들을 보다 더 빠르고 최적화된 서비스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획기적인 조조슈트, 그러나 효용성은 오리무중


조조슈트의 혁신은 정확한 신체사이즈 측정뿐만 아니라 사이즈 측정의 글로벌 표준화를 실현했다는 점이다.


조조는 지난해 7월 조조슈트 112만장을 회원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그 결과 그만큼의 개별 신체데이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조차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데이터로, 패션과 IT 업계 모두 이 데이터 활용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조조테크놀로지사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타기업에 공개할 예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도 이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신체데이터 활용에 있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은 바로 광고사업이다. 개개인의 체형에 따른 맞춤 상품을 제안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신체 사이즈는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전문가들 역시 "패션이라는 산업에서 사용자가 데이터 활용을 통한 혜택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이 데이터들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패션 시장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겠지만 이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다.

◇ '조조아리가토' 공익 위한 '거버넌스' 결여 사례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이한 조조타운은 오는 10년 내 전세계 TOP 10의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ZOZO.COM'을 오픈, 북남미·아시아·유럽 등 72개국에 선보였다. 회원 10만명을 대상으로 조조슈트, 조조티셔츠, 청바지 등을 무료로 배포한 이벤트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해외 비즈니스가 본궤도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조조는 CEO 마에자와의 기행 때문에 사업 내외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페이스X에 민간인 최초 달 여행자로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고, 지난해 100명에게 개인 자산으로 100만엔씩 세뱃돈을 지급한다는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조조아리가토 멤버십 서비스


특히 조조 사업에 큰 훼방을 놓은 사건은 바로 '조조아리가토' 사건이다. 조조아리가토 멤버쉽은 연간 혹은 월간 일정 비용을 지불한 유료 회원들에게 조조타운 쇼핑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할인 금액은 조조가 부담하고,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는 사회공헌 사업이기도 하다.


마에자와 CEO가 입점 기업들과 사전 상의없이 마음대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마에자와 사장이 직접 사과를 했지만 이미 협력사들의 불만은 가득한 상황이었다.


야스모토 온워드 HD 대표는 "신상품 판매 첫날부터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 브랜드 가치가 손상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조조아리가토에 출품을 거부했다.


쥬얼리 전문기업 '4℃홀딩즈'는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는 회사다. 4℃홀딩즈 측은 "조조타운이 독자적으로 할인행사를 강행한다면 자사매장 관리가 어렵다"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입점 취소를 결정했다.


이 사건은 조조가 일본 내 1등 패션 IT기업으로 도약에 실패한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1분기 200억엔 매출을 예상한 PB 사업의 매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간 매출액 3600억엔 목표 달성에 큰 제동이 걸렸다.


조조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마에자와 CEO의 독창성과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로 미루어보아 조조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오너의 결단으로 결정되는 구조가 아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패션 산업의 디지털화로 일반인들도 주문된 옷을 입고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코디해주는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기술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조조가 심기일전해 글로벌 패션IT 강자로 다시 한번 나아갈 수 있을지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에자와 조조그룹 CEO, 스페이스X 기자회견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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