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헤리티지와 디지털의 조화를 대변하다
2019-04-15박진아 IT 칼럼니스트 
럭셔리와 대중성 넘나들며 5000만 팔로워 확보


글로벌 패션 하우스 '버버리'는 전세계 소비자가 알아보는 만큼 세계에서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유사제품 유통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귀족부터 불량배 축구광에 이르기까지 영국인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이 브랜드는 2004년 버버리 체크 무늬 차림의 축구광들이 경기장 난동을 벌인 사건을 계기로 브랜드 가치에 막대한 타격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버버리' 경영진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인 체크 무늬를 버릴지, 경기장 관객들에게 버버리 체크 의류를 입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릴지 고민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으며, 2016년까지 계속된 주가하락으로 인수 기업의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추상적인 패턴과 모노그램으로 리뉴얼한 '버버리' 로고




◇ 과감한 경영혁신 통해 소셜미디어로 부활


점잖고 우아한 브리티시 클래식 패션 명가 '버버리'의 가장 큰 자산은 단연 160여 년의 브랜드 역사와 전통, 트렌치 코트와 체크로 대변되는 영국적 아이덴티티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는 한물간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영국 셀브리지 백화점에서도 입점을 꺼릴 정도로 인기 하락과 매출 감소를 겪었다.


'버버리'는 급기야 지난해 3월,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r Bailey) 전(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앤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 前 최고경영자를 전격 경질하며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새로 영입된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마르코 고베티(Marco Gobbetti) 최고 경영자는 버버리를 지금보다 더 가치있는 럭셔리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고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친다. 그 결과 전세계 패션 소비시장의 막강한 소비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본격 공략하고 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애플' '나이키' '구글'과 나란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 디지털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패션 부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새 지휘 체제 출범 후 1년여 시간이 흐른 지금, '버버리'는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를 단행하며 다시 한번 경영 혁신을 이뤘다.


기업 조직의 최고위 책임자가 교체되면 우선 브랜딩과 로고를 재편하는 작업이 뒤따르는 법. 2018년 8월 초, 20년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담당한 티시 CCO는 임명된 지 불과 몇 주만에 디자이너 피터 사빌(Peter Saville)과 협업한 새 '버버리' 로고와 모노그램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필기체와 로고를 버리고 다소 추상적인 분위기가 특징적인 새 '버버리' 디자인은 브랜드 로고를 과시하듯 노출하는 것을 꺼리는 민감한 최근 소비자들의 취향과 1990년대 레트로 감성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또 티시는 그동안 일 년에 두 번 런던패션위크의 하이라이트 행사로 '버버리'가 주관해오던 초호화 라이브 퍼포먼스 패션쇼 무대를 대폭 감축했다. 그 대신 '버버리' 패션쇼 스테이지는 디지털 영역으로 옮겼다. '헤리티지 브랜드와 현대적 감각의 조우'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인스타그램, 트위터, 핀터레스트, 유튜브 사이를 유려하게 오가며 패션쇼와 광고, 온라인이 하나로 융화된 소셜 미디어 중심 마케팅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헤리티지 X 디지털' 밀레니얼 세대를 유혹하다


오늘날 '버버리'가 명품 패션 시장에서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성공 사례가 되기까지, 앞서 2006년부터 아렌츠 최고경영자와 베일리 두 전 지도자들의 "헤리티지 브랜드로서 '버버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뛰어넘어 완전한 디지털 럭셔리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이 밑거름이 됐다.


2009년 런칭한 '버버리 비스폭' 커스터마이제이션, 구글과 협업한 3D가상 립스틱 '버버리 키스', '아트 오브 트렌치(Art of the Trench)' 미니 사이트 등은 '버버리'가 밀레니얼 소비자의 소비성향과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막강한 영향력을 파악하여 처음 시도한 사용자 주도 컨텐츠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이다. 이는 소셜 미디어와 친숙한 20~30대 소비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참여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패션 시장에서 디지털을 통해 럭셔리와 대중 의류 시장 사이에 새로운 포지셔닝 가능성을 제시했다.


'버버리'의 브랜드 가치는 최대 57억 달러(2016년 기준)로 지난 5년 사이 71% 증가했다. 2009년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착수한 이후부터 기업 총 예산의 60% 이상을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할애하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이전과 비교해 매출액 두 배, 주식 성장율 300%의 성과를 달성했다.


디지털싱크탱크인 L2는 현재 전세계 82개 패션 브랜드 중에서 '버버리'를 디지털 성공 사례의 최고봉으로 꼽았다. 페이스북 1700만명, 트위터 600만명, 인스타그램 600만명이 '버버리' 페이지를 팔로잉하는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그 외에도 전세계 20여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관리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0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재 '버버리' 전체 매출 중 50% 이상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온라인 구매 시 철저한 정품 인증을 통해 그동안 그토록 '버버리'를 괴롭히던 짝퉁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해결했다.


인스타그램은 전세계 소비자를 상대로 24시간 홍보하며 온라인 구매사이트로 인도한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매출 전략의 주 공략 소비자층은 밀레니얼 신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