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日, 해외 SPA의 무덤 되나?
2018-07-30 sookekim@gmail.com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리얼 & 로컬 붐… ‘유니클로’ 웃고, ‘H&M’ ‘갭’ ‘자라’ 울고


지난 7월 16일 ‘H&M’ 재팬은 일본 1호점인 긴자점을 폐점했다.
2008년 오픈한 ‘H&M’ 긴자점은 오픈 당시 며칠간 철야를 하며 기다리는 5000여 명의 인파가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열기에 각종 미디어의 취재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몰이를 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10년동안 ‘H&M’ 재팬은 2018년 7월 6일 기준으로 일본 국내에 83매장을 전개해 왔다.

이랬던 ‘H&M’ 긴자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루카스 세이퍼트(Lucas Seifert) H&M재팬 사장은 긴자 식스(GINZA SIX) 오픈으로 유동인구 흐름이 바뀐 점과 시부야나 신주쿠매장보다 소형 점포인 점, 그리고 비싼 임대료 등의 이유로 10년간의 임대 기간 만료 시점을 계기로 폐점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당분간은 지방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긴자의 지역적 영향력을 고려해 향후 풀 라인을 갖춘 디지털점으로 탈바꿈한 신규 오픈을 계획하는 등 인터넷 판매를 강화하여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형 디지털 매장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은 시장 규모에 비해 매장 수가 압도적으로 적기 때문에,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100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스몰 콘셉트의 특화된 소형매장도 늘려 기존 매장형태에서 다각화하는 모습으로 200개의 매장도 현실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패션 소매 업계의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화는 필수부가결이며 그에 따른 이전과 폐점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이번 ‘H&M’ 긴자점의 철수는 일본 패션계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오픈 당시 5000여 명의 인파가 줄을 섰던 ‘H&M’ 긴자점이 지난 7월 16일 폐점했다.


◇ 화려하지만 실속없는 성장, H&M재팬, 매장수 8.5%↑, 매출4%↑, 영업이익 13.6%↓
‘H&M’의 2017년 11월 결산을 보면 매장수는 8.5% 늘어난 반면 매출은 약 629억엔으로 전년대비 4.7%밖에 늘지 않았고, 누적된 재고로 할인행사가 많아지면서 영업 이익은 13.6%이나 감소했다.

‘포에버 21’은 ‘H&M’보다 더 부진한 실적으로 일본 상륙 1호점인 하라주쿠점은 지난해 10월 폐점해, 25개 매장에서 17매장으로 감소했다.

해외SPA 중 예외적으로 선방하고 있던 ‘자라’도 2017년 9~12월의 기존점 매출이 전년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해외 SPA의 궤멸이 시작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유니클로’는 지난해 가을시즌부터 매출성장이 가속하고 있어, 12월은 118.1% (기존점/EC포함) 상승했으며, 1월에는 재고부족현상까지 나타났다.

해외 SPA 체인(갭 일본 법인, 자라 일본, H&M재팬, 포에버 21재팬, 이글 리테일링)의 총 매출은 2008년 957억엔에서 패스트 패션 붐을 거치면서 2016년에는 2.8배 가까운 2670억엔에 이르렀지만 갭 일본 법인의 부진 등으로 2017년에는 2647억엔(‘올드네이비’ 철수 전의 집계)으로 첫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드네이비’의 매출이 사라진 2018년도 집계에서는 ‘H&M’과 ‘포에버 21’의 부진등으로 2406억엔(전보다 91%)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패스트패션 부진으로 리얼 & 로컬화 가속
이러한 움직임은 2017년 추동 브랜드 매출 추이부터 춘하 시즌의 판매추이와 뒤바뀌기 시작했다. 그 핵심에는 일본 시장의 ‘리얼&로컬화’가 있다. ‘H&M’의 매출은 더욱 감소하고 패스트 패션의 절대강자인 ‘자라’까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유니클로’와 일본 스트리트 패션은 매출 상승으로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패스트 패션에서 제안하는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리얼&로컬로 회귀화되는 현상은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공통된 경향을 보이고 있어, 패스트 패션의 화려한 전성기는 이미 지나간 듯 보인다.

리얼화는 실생활을 편안하게 해주는 현실 추구형 소재를 말한다. 다림질이 필요없는 이지 케어와 경량성, 방습, 방수, 방한, 보온 등의 현실추구의 기능성이 구입의 첫째 요건이 되고 있다. 2018 추동 시즌용 소재도 리얼 소재 일색이다. 로컬화는 이지 핏에서 애슬레저나 육체 노동 패션의 가텐계*1) 패션을 추구하여 TOP부정 트렌드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메카지(아메리칸 캐주얼)등의 캐주얼이 회복추세에 있으며, 컨트리 캐주얼 등도 재평가되면서 일본에서도 캐주얼 진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지 케어와 경량성 및 기능성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리얼 &로컬 스트리트 패션의 부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갈라파고스화되는 일본 시장
일본 시장은 소재는 물론 패션 트렌드에서도 미국, 유럽 및 중국과 달리 몸매가 드러나는 보디 컨시어스(Bodyconscious)의 섹시 콘셉트보다는 무난한 스트리트 스포츠 패션이나 완만한 내추럴 레이어드 패션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세대와 라이프스타일은 다양화되어 가고 있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안한 패션을 추구하고 있어 일본 패션 시장은 급속히 로컬화 되고 있다. 여전히 서양 문화가 생활 깊숙히 침투하고 있으나, 보디 컨시어스의 패션은 보편화되지 않은 것이 일본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일본에서 해외 SPA가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패스트 패션 업계에서는 본연의 컬렉션만을 추구하고 로컬 고객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일본 고객은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가격, 매장 공간의 디자인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가 높다. 통신 및 인터넷 구매빈도가 높아, 온오프 라인을 연계하는 옴니 채널형 디지털 매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갈라파고스에 다양화되는 일본 패션 시장에서는 글로벌 트렌드보다 리얼&로컬화되는 마케팅이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해외 SPA 매출 전년도 대비 추이

*1) 가텐계(ガテン系) : 리쿠르트사에서 출판하는 구인정보잡지의 이름으로 토목, 건축, 운전기사, 조경사 등 블루컬러에 특화된 구인정보를 제공하는 잡지로 ‘가텐계’는 육체노동의 직종을 가진 사람들의 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