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을 보는 눈, 패션인사이트 <2015년 홈쇼핑 트렌드는? 놈코어·그루밍·포미족>

2015년 홈쇼핑 트렌드는? 놈코어·그루밍·포미족

2015-12-15 이슬 기자 ls@fi.co.kr

2015년 홈쇼핑 히트상품 순위가 공개됐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홈쇼핑의 '맥액로건', 롯데홈쇼핑의 '아지오 스테파니', CJ오쇼핑의 '지오송지오', GS샵의 '에이지투웨이스'

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4대 홈쇼핑업체들이 2015년 히트상품 순위(1월 1일~12월 10일까지 판매 기준)를 발표했다. 올 한 해에는 베이직한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서 '놈코어' 상품이 많이 판매됐으며, 불황 속에서도 나를 위해 투자하는 '포미족'과 패션과 이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 고객 '그루밍족'들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4대 홈쇼핑을 통틀어 가장 높은 판매수량을 나타낸 것은 현대홈쇼핑의 디자이너 브랜드 '맥액로건'이었다. 올해로 3년 째 현대홈쇼핑에서 히트상품 1위를 기록 중인 '맥앤로건'은 톱스타 김희애씨를 모델로 앞세워 74만 세트를 판매했다. 다양한 코디로 활용이 가능한 심플한 디자인의 '기본 슬럽 티셔츠'가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됐다.

2위를 차지한 '에띠케이' 또한 톱스타 고현정씨와의 단독 기획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패션 브랜드로, 총 59만 세트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이 현대홈쇼핑과 협업해 출시한 '모덴'은 방송 4개월 만에 25만 개를 판매하며 올해 히트상품 10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CJ오쇼핑에선 송지오 디자이너와의 콜래보레이션 브랜드 '지오송지오'가 53만 개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바이엘라(44만 개)', '에셀리아(42만 개)', '브레라(37만 개)', '나탈리쉐즈(39만 개)', 'NY212(35만 개)' 등이 순위를 이은 가운데 다양한 아이템과 매치하기 쉬운 세트 상품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레포츠 의류 일색이던 남성 히트상품 순위에는 처음으로 이미용품이 등장한 점이 돋보였다. 남성들의 지갑을 열게 한 이미용품은 남성 히트상품 9위에 오른 '아티스트 태양'의 볼류밍 헤어 에센스. 이 상품은 쉽게 머리 정수리 부분의 볼륨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남성 전용 상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해 남성들에게 1만6000세트가 판매됐다. 실제로 해당 상품의 전체 주문 수량 중 5%가 남성이었는데, 평균적으로 이미용품 구매자 중 남성이 2%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2.5배 높은 수치다.

롯데홈쇼핑에선 히트상품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패션·뷰티 브랜드가 차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오른 의류 브랜드는 모두 롯데홈쇼핑 단독 상품으로, 브랜드 차별화와 서비스 고급화를 내세우며 독점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 롯데홈쇼핑의 패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중소기업 상품이 10개 중 9개를 차지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한 결과가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롯데홈쇼핑의 히트상품 1위는 50만 세트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이어 2관왕을 달성한 '아지오 스테파니'였다. '머스트비(2위)', '아니베에프(5위)', '르꼴레뜨(8위)', '더 리안뉴욕(10위)' 등 20~30대를 겨냥한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GS샵의 히트상품 1위는 42만 세트가 넘게 판매된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로, 불황에도 자신을 위한 투자 상품으로 이미용품을 선택하는 소비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4년 만에 패션 상품을 제치고 이미용품이 1위에 선정된 것. 뿐만 아니라 '아이오페' 기초화장품(5위), '실크테라피' 헤어용품(10위) 등 3개 제품이 히트상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패션 상품으로는 티셔츠와 와이드팬츠 등 3~6종 패키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 '제이코닉(2위)', 손정완 디자이너와 GS샵의 콜래보레이션 브랜드 'SJ와니(3위)', '프로스펙스' 운동화(4위), '세실엔느' 속옷(6위), GS샵 단독 브랜드 '쏘울(7위)'과 '모르간(9위)' 등 6개 브랜드 제품이 순위에 올랐다. 올해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인 '놈코어'가 글로벌 트렌드가 되면서 대체로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패션 상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동안 홈쇼핑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캐시미어, 타즈마니아 울, 알파카 등 프리미엄 소재의 옷을 선보인 '쏘울'이 2012년 론칭 이후 처음으로 히트상품 순위에 오르며 프리미엄 소재의 인기를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