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패션기업이 나설 때다”
2011-09-07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대형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에 패션업계 환영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 등 11개 유통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판매 수수료를 3~7%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10월 1일부터 적용되며, 제품별 인하폭은 3~7% 범위에서 각 유통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대상은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납품업체이다. 제조업체는 종업원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가 해당된다.
이번 합의에 대해 직접적인 대상자인 패션업체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유통업체별, 품목별, 기업 규모에 따라 조율하겠지만 일단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혜택받는다는 입장이다.
한 패션업체 대표는 “유통업체의 결정으로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정부의 개입이 있었지만 유통업체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가시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방안을 만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대상업체 선정과 판매수수료 적용 방식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더우기 매출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개별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상생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 만큼 개별 유통업체의 후속조치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패션업계 전반의 여론이다.
시장 활성화 할 수 있는 패션업체 방안은?
패션기업도 이에 화답하는 후속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도 협력업체 납품단가 상향조정이나 판매가 인하 등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발표해야 할 때다. 유통업체의 결정으로 패션업체가 움직이고, 이러한 연쇄적인 반응으로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때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다. 유통업체와 패션업체, 군소 하청업체 등 패션산업과 관계된 모든 스트림이 상호 협력할 때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결과적으로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수익율이 줄어든 만큼 이를 만화하기 위해 PB, 직매입 비율을 크게 늘릴 것이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유통업체를 압박한 이후 백화점은 국내외 브랜드에 대한 직매입이나 PB 비중을 늘릴 것이다. 이럴 경우 브랜드력이 약하거나 가격 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우선적으로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패션업체들은 낮아진 수수료를 R&D와 소싱, 서비스 등에 투자해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추석 이후 판매수수료 인하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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