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방목’으로 경쟁력 키워야죠”
2007-10-19 정인기 기자 ingi@fi.co.kr
정순엽 아이토스카 사장
“브랜드 사업은 ‘유통업’이라는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 한국 패션기업은 제조자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제조자 마인드가 강하다. 물론 브랜드가 직접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유통에 대한 열린 사고가 필요한 시기다.”정순엽 아이토스카 사장은 국내 패션 유통의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패션기업 경영자들의 마인드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패션시장의 어려움은 내셔널 브랜드가 가진 근본적 한계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정 사장은 “유통비용과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은 올라가고, 상품 개발력은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유행에 민감하다 보니 브랜드별 색깔은 더욱 모호해 지고 있다”며, “최근 브랜드들이 하나같이 ‘차별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가격과 서비스, 인테리어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격경쟁은 브랜드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서비스와 인테리어 차별화는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차별화의 핵심은 유통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멀티 브랜드 편집숍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신뢰와 규모를가진 패션기업에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주와 소비자들에게 신뢰있는 기업이 홀세일 브랜드를 전개해야 한다. 리테일도 하겠지만, 홀세일 브랜드를 전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즉 브랜드를 시장에 풀어서 방목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다만 상품기획과 인테리어, 판매전략에 대한 관리 매뉴얼은 필요하다.”
그는 국내 패션 유통 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조만간 전문성을 갖춘 유통이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훌랑카와 TAF, ABC마트와 같은 유통업체는 브랜드의 상품기획 방향을 좌우할 만큼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아직까지 제조자 마인드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유통 차별화를 위해서는 패션기업 스스로가 유통업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정순엽 사장은 금강제화 대표이사 출신으로서, 국내 시장에서 미국 홀세일 패션잡화 브랜드 「토스칼라」를 전개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잇미샤」 「머스트비」 「영에이지」 「베이직하우스」 등 의류 브랜드에 홀세일로 공급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과 가두상권 멀티숍에도 판매하고 있다. 「토스칼라」는 올해 도매가로 2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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